정부의 나프타 확보 소식에 원료 수급난으로 공장 셧다운을 걱정하던 석유화학 기업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수산단내 NCC 2공장 모습. /사진=뉴스1
원료 수급 차질로 셧다운 우려가 커졌던 석화업계가 정부의 나프타 확보 소식에 안도감을 내비치고 있다. 설비 가동 중단 시 생산량 저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물론 재가동 과정서 비용과 시간 리스크까지 확대돼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오만·사우디아라비아·카자흐스탄·카타르 등 4개국을 방문해 올해 말까지 나프타 최대 210만톤(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기준 한 달 치 수입량에 달하는 물량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홍해, 인도양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여오는 만큼 대체 수급 루트 확보에 성공했단 평가도 나온다.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공급되는 나프타 가격도 중동 전쟁 이전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확정된 추가경정예산에서 나프타 수급 안정화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2039억원 증액된 총 6744억원으로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4~6월 기업들이 계약한 나프타 물량에 대해 전쟁 이전과 실제 수입 가격 간 차액의 50%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수급난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석유화학 기업을 지원하고 연관 산업들의 생산 차질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시기를 발표하지 않아 아쉽단 반응도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번 발표 자체가 긍정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나프타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서 다양한 루트를 물색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한 것만으로도 업계에 희소식이다"라며 "이번에 확보된 나프타 물량 덕분에 설비 가동 중단 시기를 미룰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현재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멈추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전체 공장 가동률을 50~60%대로 낮췄다. 롯데케미칼도 이번 달에 예정돼 있던 정기보수를 지난달 27일로 앞당겼다. 정기보수는 석유화학 설비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작업이라 롯데케미칼은 이를 조기 시행해 나프타 수급 차질에 대응했다. 여천NCC는 55%에서 60%로 공장 가동률을 소폭 올렸으나 여전히 낮은 수치다.

기업들은 나프타 수급 어려움에도 최대한 가동률을 낮추며 완전 셧다운을 피하고 있다. 석유화학 설비를 멈춰도 인건비와 유지비 등 고정비가 계속 발생하는 데다 재가동 시 식은 설비를 재가열하고 운전 조건을 다시 맞춰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설비가 굳거나 내부에 슬러지·침전물이 생겨 재가동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나프타를 더 확보해야 공장 가동을 이어갈 수 있기에 업계는 이번 발표를 반기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확보된 물량이 최대한 빠르게 공급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도 설비 가동 중단을 피하기 위해 대체 수급 루트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