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오른쪽)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정치개혁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6·3 지방선거에서 시도의원 비례대표를 약 30명 더 뽑고 시도의원 선거 최초로 광주광역시 4곳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정치개혁'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해 '사표'를 방지하는 순기능이 있으나 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두고 단 한 차례의 공청회 없이 처리돼 '졸속 입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는 18일 새벽 1시쯤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기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법안 제안 설명을 통해 "지방의회의 구성 다양성과 비례성 강화를 위해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현행 지역구 시도의원 정수의 100분의 10에서 100분의 14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시도의원 비례대표 비율의 상향 조정은 1995년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31년 만이다. 이번 조정(10%→14%)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시도의원 비례대표 수가 기존 90여 명에서 총 120여 명으로 약 30명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지역 간 의석 규모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광주시 ▲동구남구갑 ▲북구갑 ▲북구을 ▲광산구을 4곳에 시도의원 선거 최초로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대선거구제는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와 달리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뽑는 제도다. 사표를 줄이고 다양한 정치세력의 의회 진입을 돕는다는 명분이지만 일각에선 전남과 광주의 의석 규모 차이를 줄이려는 철저한 정치적 목적이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기초의원(자치구 및 시군의원) 선거의 경우 2022년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한 11곳에 이번 선거부터 16곳을 추가 지정해 총 27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또 개정안에 따라 지역구 시도의원 총정수는 현행 729명에서 25명 증원된 754명으로 시도별 기초의원 총정수는 현행 2978명에서 25명 늘어난 3003명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날 본회의에선 각 정당의 당원협의회 또는 지역위원회 사무소 설치를 합법화하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당원협의회 또는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1개를 둘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으로 각 정당의 하부 조직 운영을 돕기 위한 조치다. 현재는 현역 국회의원만 사무실을 당협 사무실처럼 활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선거에서 낙선한 원외 위원장도 지역 사무소를 공식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국회는 이날 지방선거를 50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구를 획정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혼란을 막기 위해 선거일 6개월 전까지 선거구 획정을 완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 이같은 늑장 처리는 예비후보의 선거운동 기본권을 제약하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훼손하는 '깜깜이 선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법적·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해 이같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거대 양당은 이후 정개특위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한밤중 본회의에서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각 당의 정치적 셈법이 맞교환된 법안들이 심야에 처리되면서 '졸속 입법' 비판이 나온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6.3지방선거 관련 여야 합의문을 들고 악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일준 국회 정개특위 국민의힘 간사, 유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천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윤건영 정개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