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2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최한 집단소송법 공청회 시작부터 갈등을 빚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공청회를 시작하며 "역사적인 날이다. 여아가 집단소송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일치했다"고 말하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서울 동작구을)이 "여아가 합의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지금 집단소송법을 도입해야 하는가. 도입 시기부터 법안 내용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민주당 서영교·박균택·박상혁 의원과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이 발의한 집단소송법안 제정안이 지난 20일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이날 공청회는 박균택 의원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다른 법안들은 향후 심사 과정에서 단일안으로 병합될 가능성이 높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 대상을 사실상 전 분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소송 참가자도 법원 판결 효력이 미치는 피해자 전원으로 하는 옵트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집단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본다. 소급 적용 조항을 넣어 법 시행 전 3년 이내 사건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집단소송법안 취지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소급 적용은 헌법에 위배되고 기업 입장에서 묻지마 소송 리스크까지 지게 된다"고 말했다. 조배숙 의원은 2024년 모두투어가 해킹으로 인한 고객정보 유출로 1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현행 제도로는 7억60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데 소급 적용하면 306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소급 적용으로 모두투어가 대상이 되고 옵트아웃 방식을 적용한 수치다.
민주당은 소급 적용과 옵트아웃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새로운 소송에 대해서 새로운 소송법을 적용하는 것을 소급효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책임이 없는 의무나 죄를 묻는게 아니다. 피해자들에게 절차적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AI(인공지능) 시대 개별 소송 증가 가능성을 언급하며 옵트아웃 방식이 법원과 소송 참여자 모두의 편의를 높인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집단소송법은 필요한 제도다. 다만 이를 전 분야에 한 번에 확대하면 예측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소비자·개인정보 소송 등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적용하면 피해 구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옵트아웃은 신중해야 한다. (민주당 집당소송법을) 보면 원고의 (배상금) 분배 문제는 다루고 있지만 패소했을 때 비용 문제는 다루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경수 변호사는 민주당 집단소송법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나라 법은 손해배상 원칙을 따른다. 미국처럼 천문학적 (배상금) 판결이 나오기 어렵다"며 3년 이내 소급 적용에 대해서도 "새로 제정하는 경우에는 소급 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법원의 소송 허가 절차를 통해 걸러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옵트아웃 제도를 보완해 집단소송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피해자가 '제외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집단소송법은 공청회 이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소위에서 의결되면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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