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충남 아산시 호서대학교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류현주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 생태계를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 '창업도시'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지역에서도 창업과 성장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해 국가 전반의 혁신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4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1월 발표된 국가창업시대 정책 방향의 후속 과제로, 지역 거점 창업도시 10곳을 지정해 글로벌 수준의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업도시'는 지역 대학과 연구소의 인재, 공공기관의 데이터 및 실증 인프라 등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투자, 사업화 지원을 결합해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시를 의미한다.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인재·자본·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창업 격차가 있다. 현재 국내 창업 생태계는 국가 단위 및 서울은 글로벌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반면, 지방 주요 도시는 대부분 30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투자와 인재,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면서 지역 창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창업 자원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다핵형 창업 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창업도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대전·대구·광주·울산 등 4대 과학기술원 소재 지역을 테크 창업도시로 지정해 선도 모델을 구축한 뒤,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6개 도시를 추가로 선정해 총 10곳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4대 과기원 중심 지역에는 '딥테크 창업중심대학'을 신규 지정하고, 대학 내 '창업원'을 신설하는 등 기술 기반 창업을 집중 육성한다. 교수와 학생의 창업을 가로막던 제도도 완화해 창업 휴직·겸직 기간 연장, 창업 휴학 제한 폐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창업기업의 성장 기반도 강화한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도록 하고, 지역 이전 기업에는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아울러 창업기업 전용 R&D와 팁스(TIPS)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통해 신기술 사업화를 촉진할 방침이다.


투자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2026년 4500억 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3조50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해 지역 투자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 유휴 자산을 활용한 창업기업용 기숙사와 사무공간 등 정주 인프라도 확충한다.

거버넌스 역시 지방정부 중심으로 재편된다. 지역 대학과 연구소,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창업도시 추진단'을 구성해 사업화·투자·R&D를 통합 지원하고, 엔젤투자허브와 한국벤처투자 지역 사무소를 확대해 투자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창업도시로 지정된 지역은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재정 지원을 받게 되며, 정부는 매년 성과를 점검해 지원 규모와 과제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창업 생태계 100위권에 진입하는 창업도시 5곳을 배출하는 것이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수도권 수준의 창업 생태계를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창업가들이 지역에 정착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지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