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약 85분 동안 별도의 대본과 프레젠테이션(PPT) 없이 한국의 AI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저희도 엔비디아 전략을 우선 따라 해야 한다"며 "AI 산업에서는 전략적 속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중의원연맹 주최로 열렸다. 여야 의원 약 40명이 참석했다.
지방선거 국면이지만 의원들은 진영에서 벗어나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의원들은 같은 당끼리 모여 앉기보다 정당 구분 없이 섞어 앉았다.
한중의원연맹 회장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수정구)은 강연에 앞서 "여야 의원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계시니 보기가 좋다"며 "AI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는 산업과 경제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아주 중요한 과제다. 잘 대응하면 기회가 되지만 자칫하면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한국의 AI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 지능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메모리"라며 "AI는 결국 기억을 많이 해야 더 똑똑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AI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AI 데이터센터는 투입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을 만든다"고 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원전 1기 수준인 1기가와트 규모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하다"며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를 발전소와 함께 지어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AI 산업 기반을 다진 이후에는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많은 국가가 이 단계까지 오지 못했다"며 "우리가 먼저 구축하면 서비스나 모델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칩을 만들면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엔비디아의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특정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국회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최 회장은 "법으로 해결할 문제와 자율에 맡길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장을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이라는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입법에 앞서 현장 이해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이웃 국가인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합치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약 6조 달러 수준"이라며 "경제 통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작은 형태의 협력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협력 논의가 진행돼야 협상력이 생긴다"며 "한국과 일본이 먼저 협력 구조를 만들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