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금융당국이 카드사를 사잇돌대출 취급 기관에 새로 포함시키면서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실적 회복세가 일부 나타났지만 조달비용 부담과 건전성 관리 과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책성 중금리대출까지 맡게 되면서 수익성과 공적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커졌다는 평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금융당국이 카드사를 사잇돌대출 취급 기관에 새로 포함시키면서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실적 회복세가 일부 나타났지만 조달비용 부담과 건전성 관리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서다. 여기에 정책성 중금리대출까지 맡게 되면서 수익성과 공적 역할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536억원)과 비교해 1.48% 줄었다. 카드사별로는 삼성카드가 1844억원에서 1563억원으로 감소했고, 신한카드도 1357억원에서 1154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845억원에서 1075억원으로 늘었고, 현대카드(614억→647억원), 하나카드(546억→575억원), 우리카드(330억→440억원)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업계 1·2위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나란히 역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카드는 판매관리비와 금융비용 증가 부담을 안았고,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반영됐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충당금 부담 축소와 건전성 개선 효과로 큰 폭의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 우리카드 역시 독자 가맹점 확대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 효과를 봤다. 결국 올해 1분기 카드사 실적은 본업 성장성보다 비용 통제력과 건전성 관리 역량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지난 27일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사잇돌대출 공급 기관에 카드사와 캐피털사를 추가했다. 기존 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 중심 구조에서 공급 채널을 넓혀 연간 최대 5000억원의 추가 공급 효과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사잇돌대출은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 금융 성격 상품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차주에게 중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당국은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카드사에 이득이 되는 정책이라기보다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업권까지 공급 채널을 넓힌 것에 가깝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보다 정책에 발맞춰 참여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조달 환경을 감안하면 사업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오르는 반면 사잇돌대출은 비교적 낮은 금리 수준에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기대하고 취급하는 상품은 아니다"며 "연간 공급 목표가 제시된 만큼 실제 현장에서는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다만 신규 고객 유입이나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의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 유입이나 신규 금융상품 확대 측면의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중·저신용 차주 대상 상품인 만큼 연체 관리와 심사 부담도 함께 커진다"며 "도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 입장에선 신경 써야 할 과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이 붙는 구조여서 일반 중금리대출보다 위험 부담은 일부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실제 취급 규모와 참여 강도는 각 카드사가 수익성, 연체율, 영업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달비용 상승, 건전성 규제 강화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잇돌대출 확대 역시 단기 실적 개선 카드보다는 정책 역할 수행과 리스크 관리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라며 "세부 요건이 확정되면 정책 취지에 맞춰 참여하되,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