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기업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를 직접 비판했다. 대규모 성과급 지급 제도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 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일은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노동절"이라며 "올해부터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대전환으로 노동과 산업 현장이 앞으로 근본적인 변화에 노출된다"며 "이런 중차대한 도전을 이겨내려면 상생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사 양측 모두를 향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 운영에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한다"면서 "노조도 책임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에 있어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힘은 같은 입장을 가진 다른 노동자들과의 연대에서 나온다"며 "노동 3권을 보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노동자 뿐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막대한 영업이익을 근로자들과 공유해야 한다며 성과급 관련 제도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다음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가 내건 요구안은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 제도화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경우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업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이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며 "파업하더라도 전담 조직과 대응 체계를 갖추고 적법한 범위 안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 현안에 대해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고 있으며 노조와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진보 성향 정부의 대통령이 노동절을 하루 앞둔 시점에 노조의 요구를 직접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국가 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균형 잡힌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