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조작기소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안'(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입법 필요성을 인정했다. 구체적 시행 시기나 절차와 관련해선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추진해달라고 여당에 주문했다. 이 법안의 이른바 '공소취소 조항'이 6·3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권 일각의 우려를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통해 불법 행위와 부당한 수사 등이 상당 부분 밝혀졌다"며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이 특검법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선 국민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강조했다고 홍 수석은 설명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특검법 처리와 관련해 숙의 등 속도 조절을 주문하면서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그동안 특검법에 담긴 '공소취소 조항'으로 인해 지방선거 역풍을 우려했다.


이 법안 8조에는 '특별검사는 수사경과를 고려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검사가 수사·기소 또는 공소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대로라면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사건을 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직접 공소 취소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왼쪽부터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이 대통령이 '셀프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홍 수석의 브리핑에 대해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입법 쿠데타'와 '셀프 범죄 세탁' 시나리오의 배후 설계자가 결국 대통령 본인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이미 국민은 대통령의 12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치의 최소 원칙을 짓밟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입법 폭거'"라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또 다른 형태의 내란을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형태의 내란에 대해선 "총이 아니라 법을 들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개혁신당의 김정철 서울시장과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번 연석회의는 전날 조 후보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임기 중 나의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는 절대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는 점을 국민 앞에 분명히 선언하라"며 "민주당 정원오·박찬대·추미애 후보는 '이재명 셀프 면제 특검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즉각 발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