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집계돼 2023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부문도 영업이익 164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탈출했다. 한화솔루션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케미칼 부문도 영업이익 341억원을 올리며 2023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실적 반등의 주요인으론 래깅 효과가 꼽힌다. 석유화학 기업은 통상 나프타 등 원료를 매입한 뒤 일정 기간을 두고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중동 전쟁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전쟁 이전 낮은 가격에 확보한 원료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쟁 전 톤(t)당 50달러까지 떨어졌던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전쟁 이후 5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계에선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을 250달러로 본다.
중국발 저가 물량 부담이 완화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동 전쟁 이후 중국이 자국 내 석유화학 제품 수급 차질 우려로 수출을 통제해 수출량이 감소했다. 그동안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후 나프타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비싼 값을 지불하고 원료를 확보하고 있다. 종전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 고가 원료 부담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역래깅'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공급 재개도 불안 요소다. 자국 내 수출 제한이 완화돼 수출 물량이 다시 늘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재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고 예상 가능한 시점까지 완만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며 "종전 시점과 제품 가격 등락, 중국 통제 등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많은 만큼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일대에 약 9조258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오는 6월 말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될 경우 기존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대부분 나프타를 외부에서 조달해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반면 샤힌 프로젝트는 자체 정유 공정과 연계해 원료를 수급한다. 최신 공정인 만큼 기존 설비보다 생산 효율도 높아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가 실제로 가동돼 봐야 알겠지만 신규 설비인 만큼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물량을 확대할 경우 기존 석유화학 업체들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들이 구조조정으로 공급을 줄이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에쓰오일이 누리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인 사업 재편과 스페셜티 전환 속도를 높여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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