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의 전 매니저 김모씨(65)가 유진 박의 정신적 장애를 악용해 수억 원대 재산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약 4년 4개월 만에 징역형이 확정됐다. /사진=머니투데이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51)을 속여 수억 원의 재산 피해를 준 혐의를 받는 유진 박 전 매니저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유진 박 전 매니저 김모씨(65)는 지난 7일 자신의 준사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횡령 혐의 사건의 대법원 상고를 취하했다. 이로써 지난 3월 26일 2심이 선고한 징역 3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5개월 만이다.

김씨는 유진 박이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등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으며 경제활동을 할 만한 지적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범행에 이용했다. "여기에 서명하면 바이올린 공연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유진 박을 회유해 본인 명의의 차용증을 쓰게 하거나 토지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고, 그로 인한 금전적 이득은 김 씨 본인이 챙겼다.


구체적으로 김 씨는 유진 박을 종용해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차용증을 작성하게 해 수억 원대 채무를 지게 만들었다. 채권자들로부터 빌린 돈을 대신 수령해 3억5750만원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16년 3월부터 2018년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유진 박 소유의 제주도 토지를 각각 8000만원, 1억5800만원, 3억2000만원에 매도하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수억 원의 이득을 대신 취했다.

이 밖에 2018년 6월에는 유진 박이 임차한 아파트의 월세 계약 조건을 변경하게 한 뒤 임대보증금 차액 5000만원을 횡령하고, 유진 박이 받아야 할 토지 보상금 1억8000만원을 빼돌려 자신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기도 했다.

1심은 "박씨가 심신장애 상태에 있고 김씨를 믿고 따르는 점을 이용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고 상당 부분을 개인적 용도에 사용했다"며 "박씨는 자신을 돌봐 줄 가족이 없어 향후 박씨의 삶과 복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했다. 2심은 "김씨가 오랜 기간 박씨와 함께 생활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해 왔던 점, 2심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며 깊이 사죄하고 박씨 명의로 빌린 돈은 전부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봤다.

이 사건은 2019년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가 김 씨를 사기·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공론화됐다.

한국계 미국인인 유진 박은 1996년 KBS '열린음악회'를 통해 국내에 데뷔했다. 8살 때 최연소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뉴욕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해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9년 전 소속사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주변의 착취 의혹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