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법적 절차 돌입을 예고한 가운데 회사가 주총을 열어 설득한다면 중단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집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 /사진=최성원 기자
"회사의 주인은 경영진도, 근로자도 아닌 주주다. 주주를 배제한 채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도출된 합의안은 인정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주주총회를 열어 적법하게 진행한다면 법적 절차를 중단하겠지만, 무시한다면 대한민국 주주가 어떤 존재인지 보여줄 것이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주주총결집 집회' 전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민 대표는 "잠정합의안 발표 후 경영진이 임시 주총을 열어 주주들을 설득하겠단 뜻을 내비칠 줄 알았다"며 "최소한의 설명도 없는 것을 보고 주주를 무시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극적인 노사 합의에도 법적 절차를 밟으려고 하는 건 이번 일을 계기로 주주 권리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과급 합의안이 확정될 경우 우리도 주주 배당금 규모를 정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거둔 가운데 주주 배당으로 11조1079억원을 지급했다.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주 배당금 규모를 단순 수치로 계산해 요구하겠단 의도다. 영업이익이 300조원이면 단순 계산으로 주주 배당금 규모는 80조원을 넘어선다.

민 대표는 사측과 노조를 향한 구체적인 법적 대응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을 먼저 공제한 후 분배해야 하는데 세금 징수 전 성과급 산정은 국가 조세권을 우회하는 것"이라며 "사측에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법 462조 1항에 규정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외부로 자금을 유출할 수 없다"며 "산정된 배당가능이익 분배도 주주에게 귀속된다"고 했다. 그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은 성과급 산정은 위법이기에 법원 판단을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를 향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파업이 유보된 것은 단지 시한이 연장된 것이지 파업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노조가 잠정 합의안 부결 또는 그 외 사유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경우 제 3자인 주주의 재산권에 대한 직접적·고의적 침해로 간주하고 민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지난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하에 막판 협상을 벌인 삼성전자 노사는 끝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초과이익성과급(OPI)은 기존과 동일하게 영업이익 1.5% 수준으로 유지하고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의 10.5%로 합의했다.

잠정 합의안은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의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