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 직원들의 주도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20일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중심 조합원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제기한 교섭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중대 하자 소명이 부족했고 이미 교섭이 종료됐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15일 법률대응연대가 제기한 신청서에는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지난해 11월 7~13일 진행한 일주일간의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로 교섭요구안을 갈음했다는 점이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기업노조 규약 제51조는 단체교섭 요구안을 총회에서 확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23조 제4항은 7일 전 공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 역시 단체협약 사항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연대 측은 규약과 달리 총회 관련 공고가 단 하루 전에 이뤄졌고, 집행부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체 의견 수렴 없이 안건을 조율한 점 등을 문제삼았다. 설립 후 3년간 대의원회가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DX부문의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선택지에서 배제됐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채무자(초기업노조)는 단체교섭을 위한 안건을 선정한 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자체 교섭요구안을 공동교섭단 대표에게 제출해 회의를 통해 이 사건 교섭요구안을 확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총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을 관련 법령이나 규약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더라도 채권자들이 이를 이유로 채무자의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를 가진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섭요구안이 그 내용 자체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전에 채무자의 총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 절차를 거쳤다면 이 사건 교섭요구안과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의 교섭요구안이 확정됐을 것이라는 사정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이 도출돼 단체교섭 행위가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도 했다.

이번 교섭중지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는 별개로 초기업노조를 상대로한 DX 조합원들의 법적대응은 지속될 예정이다. DX부문 중심 조합원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이날 수원지법에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절차 중지 및 투표 배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일방적으로 동행노조의 찬반투표를 금지한 것이 노조법상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는 판단에서다.

동행노조는 잠정합의안 효력정지 가처분도 검토 중이다. 동행노조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나오기 전 찬반투표 절차가 종료되면 잠정 합의안 효력정지 가처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