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27일 오전 경남 진주 중앙시장을 찾아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 한경호 국민의힘 진주시장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된 뒤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그러나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시작으로 25일 충청 지역을 찾는 등 국민의힘 후보 지원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가 영남권 보수층을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지원 유세 이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24~25일 대구 거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추 후보는 50.1%, 김 후보는 41.1%를 기록했다. 앞선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나 두 후보가 접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기장시장으로 이동해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민식 부산 북갑 후보 지원에 나선다. 관심은 보수 진영 내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쏠린다. 박민식 후보의 참석은 정동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의 공식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도 전날 "부산 원팀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참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박민식 후보가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하는 장면을 통해 부산 북갑의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 북갑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동시에 출마하며 보수 표심이 갈라진 지역이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후보를 '보수 분열 세력'으로 규정하며 단일화 거부 기조를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부산행은 박민식 후보에게 '보수 정통성'을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후보는 2018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했고 박 전 대통령의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한 후보와 당 주류의 대립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 오히려 한 후보의 중도 확장을 도울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선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울산 신정시장에서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 지원에도 나선다. 울산시장 선거는 김 후보와 박맹우 무소속 후보가 모두 출마하면서 보수 표 분산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김 후보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울산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분열 속에 멈춰 설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박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박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 진영에서 여전히 상징성이 큰 박 전 대통령이 김 후보 지원에 나서는 장면 자체가 박 후보를 향해 '보수 단일대오에 합류하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방문은 보수층 결집 효과가 분명한 만큼 보수 진영 후보들이 이를 계기로 단일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진보당의 단일화 논의가 다시 움직인다면 보수 진영도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울산 방문까지 겹치면 보수 진영 단일화 논의가 급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앞서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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