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사진 아래)과 서울시 교육감 후보를 알리는 선거 벽보의 모습. 서울시 교육감의 경우 진보·보수 모두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경쟁 중이다./사진=뉴스1
6·3 지방선거에선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전국 58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서울에서는 보수·진보 진영 모두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역대 최다인 8명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막판까지도 교육 정책과 비전을 둘러싼 진지한 경쟁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 진영 대결과 네거티브 공방, 선심성 공약만 부각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한 해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의 예산을 책임지는 이른바 '교육 소통령'을 이렇게 뽑아도 되나 싶은 일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유권자들이 후보와 정책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0~70%가 후보를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은 진영 논리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겠다며 정당 공천과 기호를 없앴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후보들은 파란색과 빨간색 선거복으로 사실상 정당 이미지를 차용한다. '동성애 교육 반대'와 '내란 잔재 청산' 같은 구호까지 맞부딪치면서 교육감 선거도 정치적 선명성 경쟁의 장이 돼 버렸다.

후보 자질 논란도 가볍지 않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후보 15명(25.9%)이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음주운전·뇌물·명예훼손 등 유형도 다양하다. 최근 5년간 세금을 체납한 후보도 7명이다. 교육감은 학생 교육의 방향을 정하고 막대한 교육예산을 책임지는 자리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이 요구되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기본 자질조차 충분히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의 혼탁상과 선심성 공약 경쟁도 후유증을 걱정하게 만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고, 경선 불복과 고발·소송전이 이어졌다. 입학지원금, 지역화폐 지급, 펀드 조성, 사교육비 지원 등 각종 돈 풀기 약속이 쏟아졌지만 그 재원은 결국 국민 세금이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교육재정은 늘어나고 있다. 선심성 공약을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 선거는 부차적 선거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학교와 지역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정치 구호와 현금성 공약에 휩쓸리지 말고 후보의 자질, 정책, 교육 철학을 철저히 따져 한표를 행사해야야 한다. 이 선거를 무관심으로 방치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공교육 전체가 떠안게 된다. 아울러 교육감을 언제까지 낮은 관심과 진영 대결, 부실 검증 속에서 뽑을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선거가 끝나는 대로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함께 선출하는 러닝메이트제, 결선투표제, 교육재정 제도 개편 등 가능한 대안을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