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 첫 줄 여덟 번째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 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계기로 유입될 대규모 외화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해 확보한 공모대금은 265억달러(약 39조8400억원) 규모로, 자금이 국내 투자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모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등 국내 주요 생산시설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 일정에 맞춰 상당 규모의 달러 자금이 원화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외화 유입이 외환시장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자금 유출 등으로 달러 수급이 경색됐던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자금이 새로운 달러 공급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공모 규모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공급된 198억72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통화스와프와 기업의 공모 자금은 성격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외화 유입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외환시장에서는 본격적인 자금 유입에 앞서 일부 환헤지 수요가 선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향후 달러 유입에 대비해 선물환 거래에 나서면서 시장이 미리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흐름은 미국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 만큼 SK하이닉스 자금 유입만으로 방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규모 외화 공급이 시장에 유입될 경우 원·달러 환율에는 일정 수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국내 투자 집행 과정에서 대규모 원화 전환 수요가 발생할 경우 외환시장 수급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최근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할 만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