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IT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DKT 대표직에서 자진 사임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이원주 대표는) DKT 내부 경영 이슈로 인해 자진 사임했다"고 했다. DKT는 이채영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임했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원주 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DKT는 2015년 설립된 카카오의 IT 설루션 개발 자회사다. 2020년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했다. 카카오 계열사 플랫폼에 필요한 시스템통합(SI)과 IT 토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임 배경에는 DKT 경영 과정에서 친분이 있는 업체를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거래의 절차와 조건이 적절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했는지 등을 놓고 조사가 진행 중이다.
회사 출범 때부터 DKT를 이끌어온 이 대표는 2025년 2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로 내정됐고 같은 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됐다. 카카오는 그룹의 B2B IT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역량을 결합한다는 취지에서 이 대표에게 양사 경영을 맡겼다. 이 대표도 취임 당시 두 회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겸임 이후에도 양사의 부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DKT는 약 1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약 342억원이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약 50%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이 대표가 누적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살릴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 정상화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570억원을 출자했다. 대규모 자본 투입과 구조조정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도 경영상 이슈가 불거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공식 입장 이외에 별도의 설명은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 체제 하에서 노사 관계도 악화일로다. DKT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모두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회사와 노조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반복된 구조조정과 불투명한 사업 전망 속에서 경영 실패의 부담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한다.
IT업계에서는 이 대표의 DKT 사임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유임이 카카오가 강조해 온 윤리·책임경영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주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커지자 2023년 12월 카카오와 계열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하고 지원하는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대표가 시너지 창출을 명분으로 두 회사의 경영을 동시에 맡았던 만큼 책임도 동일한 기준으로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쪽 대표직에서만 물러난 채 다른 계열사 수장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책임경영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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