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를 앞두고 있다. 유엔의 '세계인구 고령화'라는 보고서에 등장한 호모 헌드레드는 평균수명이 100세 이상인 고령화 시대를 지칭한 신조어다.
이처럼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은퇴하고 평균 30~40년 이상의 삶을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노후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보험사다. 보험사들은 경제력이 있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노후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부유층들의 움직임은 어떨까.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이들에게 최근 큰 인기를 끄는 상품은 '즉시연금보험'이다. 부동산시장이 추락하고 시장금리가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질적 마이너스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고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중도인출과 추가납입 기능도 탑재했다. 따라서 10년이상 유지 시 비과세혜택을 챙기면서 돈이 묶이지 않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추락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집이나 건물을 매각해 즉시연금에 넣어두는 고객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며 "퇴직금이나 이율이 낮은 예금을 해지하고 보험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즉시연금 가입 전 체크사항
즉시연금은 일정금액을 한꺼번에 보험료로 납입하고, 납입 즉시 혹은 일정기간 후부터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종류는 크게 종신형과 상속형 두가지로 분류된다. 종신형은 연금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을 지급하고, 가입자가 일찍 사망하더라도 보증기간(10~30년) 동안 유가족에게 연금이 지급되는 형태다.
상속형은 살아있는 동안 납입한 보험료의 이자를 연금으로 받다가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최초 납입한 원금을 유가족에게 물려주는 상품이다.
예컨대 45세 남자가 5억원을 일시금(공시이율 4.6% 기준)으로 가입하면 종신형(20년 보증)은 매달 205만6000원씩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으며, 조기 사망해도 20년 동안 유가족에게 보증지급된다.
같은 조건으로 상속형일 경우에는 월 174만4000원씩 종신토록 지급받다가 사망시 4억5743만원 가량의 적립액을 유가족에게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납입보험료 5억원의 10%(5000만원)를 사망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즉시연금은 보험사가 운용하는 상품이므로 가입 후 일정기간 동안 사업비와 수수료를 뗀다. 따라서 단기보다는 10~2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장기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또한 종신형은 자녀 간의 불필요한 상속 분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져 연금 수령이 시작되면 해지가 불가능한 점도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 선택도 중요하다. 즉시연금은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아 보험사가 파산하더라도 5000만원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 이상 가입하기 때문에 예보법 적용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미옥 신한은행 스타타워PB센터 팀장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에서 보듯이 금융사가 100% 안전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며 "특히 즉시연금은 한꺼번에 목돈을 예치하는 상품인 만큼 안정적인 보험사를 선택하는 것이 수익률을 따지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또 "만약 수십억원 이상의 거액을 예치하는 고객이라면 수익률이 높은 보험사와 이율은 낮지만 안전한 보험사로 분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보험사별 즉시연금 상품 뭐가 있나
삼성생명은 '파워즉시연금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만 45세 이상 가입자가 최저 3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넣어두면 가입한 다음달부터 매달 연금을 지급한다.
순수종신연금형과 상속연금형 두가지로 분류되는데 이중 순수종신연금형은 그 다음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 형태로 지급하는 형태다. 10·20년 또는 30년의 보증기간이 있는데 만약 연금을 받다가 이 기간 중에 사망하게 되면 보증기간 만료 때까지 미지급 연금을 가족들이 받을 수 있다. 보증기간 동안 보증기간 이후 받는 금액의 2배를 받을 수 있는 조기집중형의 연금형태도 선택이 가능하다.
상속연금형은 10·15·20·30년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해 생활비를 받다가 이 기간이 끝날 때까지 살아 있으면 원금을 만기보험금 형태로 돌려받는 형태다. 연금지급 도중에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면 사망보험금을 받고 계약이 끝나게 된다.
교보생명의 '교보바로받는연금보험'은 고객의 노후설계에 따라 종신연금형과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등 다양한 연금설계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연금수령 방법도 매달 받는 방법과 1년에 한번 받는 방법 중 선택할 수 있다. 종신연금형은 피보험자 사망 시까지 원리금을 평생 나눠 받을 수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더 많은 연금 수령을 기대할 수 있다. 일찍 사망하더라도 연금 보증기간(12·20·30년, 100세)이 있어 이 기간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상속연금형은 평생 또는 일정기간(10·15·20년)동안 이자로 연금을 받다가 사망할 경우 그 시점의 적립액이나 원금을 상속자금으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확정연금형은 일정기간(10년, 15년, 20년)동안 연금을 받는데 기간이 짧을수록 연금액이 늘어난다. 가입나이는 45~85세이고 가입한도는 일시납 보험료 1000만원 이상이다.
대한생명은 '리치바로연금'을 판매하고 있다. 종류는 고객의 연금목적에 따라 종신연금형과 상속연금형 두가지로 구분된다. 종신연금형은 보험대상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일찍 사망해도 보증기간(10~30년, 100세) 동안은 유가족에게 연금을 지급해준다.
상속연금형은 보험대상자가 살아있을 때는 일시금으로 낸 보험료의 이자 상당액만 연금으로 수령하다가 사망 당시의 적립액(납입원금의 90% 전후)과 납입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사망보험금을 유가족에게 상속자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저가입금액은 1000만원, 가입연령은 40∼85세이며 연금개시연령은 45∼85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