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청역 안, 10평 남짓의 작은 빵집이 소위 대박이 났다. 시청·을지로 일대의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더니 이제는 멀리 지방에서도 이 빵을 먹겠다고 몰려들고 있다.

 

덕분에 역내에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작은 빵집 앞에 좀체 줄어들 줄 모르는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것. 주먹보다 작은 단팥빵 하나를 사려면 족히 30분은 기다려야 하지만 빵맛을 보려는 고객들로 이곳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시청역 작은 빵집 '누이애 단팥빵'이 그 주인공. 이곳 사장인 김길수씨(43)를 만나 프랜차이즈 빵집도 울고 갈 인기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 = 류승희 기자

"빵집을 내기 전 대전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과 군산 이성당을 찾아가봤어요. 여러 빵집의 빵맛을 본 후 우리 빵도 승산이 있겠다 싶었죠."

김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12월16일 오픈한 이래 불과 한달여만에 그야말로 없어서 못파는 빵집이 된 것. 빵집은 가게 문을 연 날부터 줄을 서서 살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한달만에 직원 수도 2배로 늘렸다. 하루 평균 판매하는 빵은 무려 3500여개. 제작과 발효를 위해 매일 4시간씩 빵 판매를 하지 않음에도 나타난 결과였다.

 

갑자기 얻은 벼락같은 인기지만 빵과 함께 한 김씨의 지난 세월은 지금의 대박이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님을 말해준다.

 

서울 대방동의 한 제과학교에서 제빵을 배운 그에게 제빵은 운명이었다. 그는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제과학교에서 전문적인 빵 기술을 연마했다. 이후 국내 유명 빵집에서 일을 하며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누이애단팥빵은 제빵일을 시작한 지 20여년 만에 연 김씨의 첫 빵집이다. 
사진 = 류승희 기자

 
여러가지 화려한 빵이 많지만 누이애단팥빵의 주력 상품은 단팥빵이다. 주먹보다 작은 크기의 빵이지만 가격은 1600원으로 비싼 편이다. 빵 속의 소를 무엇으로 채웠느냐에 따라 가격은 4400원까지 올라간다. 빵 가격 치곤 비싼 편인데도 고객들은 하나라도 더 사고 싶어 안달이다. 빵이 하도 잘 나가자 인당 판매 개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빵이 비싸다고도 하는데 빵에 들어가는 공정은 4000~5000원 하는 케이크와 비할 바가 안 됩니다. 빵 만드는 사람들끼리는 '어제 만든 빵과 똑같은 빵을 만드는 게 소원이다'고 말할 정도로 반죽과 발효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저희 빵은 천연효모와 유기농밀가루만 사용해 빵을 만들기 때문에 일반 빵집의 빵과는 분명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김씨의 말에는 빵 장인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지금 이 빵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관건이에요. 그래야 손님이 끊이지 않을 테니까요. 나중에는 단팥빵의 원조인 일본에 가게를 차리는 게 꿈입니다. 오사카 친구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며 격려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