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한국은행이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에 들어섰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지난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 폭인 0.75%포인트 인하했고 '9.11테러'가 난 2001년 9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의 정책 여력이 충분치 않은 만큼 0.25%포인트의 금리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한은 금통위는 예상과 다르게 0.5%포인트를 인하했다.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 조달 경색 조짐을 보이고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가 꺾이는 점을 고려할 때 더는 주저해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은 캐나다와 영국, 일본,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스위스 등 통화스와프(달러와 해당국 통화 맞교환) 협정을 맺고 있는 5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달러화 대출금리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앞다퉈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공조에 나서고 있다. 이날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등이 기준금리를 0.25~0.75%로 낮추며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일본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기존의 2배인 연간 12조엔(약 138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5500억위안(약 95조원)을 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