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 사진=뉴스1 주기철 기자
지난해 말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발생한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는 자연증발시설이 승인된 설계와 다르게 설치돼 운영된 탓인 걸로 밝혀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20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이 같은 원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사성물질이 방출된 근본원인은 시설의 배수시설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승인받은 설계와 다르게 설치·운영 되어왔기 때문이다.


원자력연의 자연증발시설은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185 Bq/ℓ 이하)을 지하저장조(86만ℓ)에 이송받아 이를 끌어올려 3층의 공급탱크에서 2층에 길게 늘어뜨린 증발천에 흘려보내 태양광에 의해 자연증발 시키고 남은 방폐물을 다시 지하저장조로 보내는 폐순환 구조로 설계해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는 인허가 받은 설계에는 없는 지하에 외부배관으로 연결된 바닥배수탱크(600ℓ)가 설치돼있었다. 또한 1층의 일부 배수구가 바닥배수탱크로 연결된 상태로 건설 및 사용돼 매년 4~11월 경 운영돼 왔다는 게 원안위의 설명이다.


그간 운전자들은 지하저장조 외에 바닥배수탱크가 별도로 설치된 상황을 몰랐고 1층의 모든 배수구는 지하저장조와 연결돼 폐순환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원안위는 전했다.

2년마다 원자력연구원 검사를 해왔던 원자력안전기술원도 이 부분은 놓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지난해 9월 26일에는 필터 교체후 밸드를 과도하게 개방한 상태에서 미숙한 운전으로 2층 집수로가 넘쳐 약 501ℓ 의 액체 방폐물이 외부로 누출됐다.

다만 매년 11월경 방사성물질이 방출됐음에도 하천수에는 모두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고 정문앞 하천토양 방사능 농도는 지난해 4분기에 확인된 25.5 Bq/kg 값 외에는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아 외부로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원안위 설명이다.


원안위는 100여개 원자력 및 방사선이용시설의 인허가 사항 및 시공도면과 현재 시설 상태간 차이가 없는지 전면조사를 실시하고 연구원내 환경방사선 조사지점 확대와 방폐물 관련 시설의 운영시스템 등을 최신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안전관리 조직의 총괄기능 강화와 외부기관이 주관하는 안전문화 점검을 실시하는 등 KAERI 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의 세부이행 계획을 수립해 차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토록 조치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자연증발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횟수를 두 배로 확대하겠다”며 “원자력연 현장 상시점검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와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원안위의 안전규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