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창원 성산구 두산중공업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27일 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계열주, 대주주(㈜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다.


신규 자금은 산은과 수은이 5대5로 분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 외 추가로 그룹의 주채권자인 우리은행이 참여할 경우 산은·수은의 지원 금액은 해당 금액만큼 삭감할 예정이다.

벼랑끝 두산중공업, 지난해 당기순손실 4952억원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사업 실적 악화와 자회사인 두산 건설 손실 지속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2.5% 감소한 877억원, 당기순손실은 4952억원에 달한다.

최대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관련 설명회에서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4~2016년까지 5조원 정도 평균 매출이 있었는데 2017~2019년 4조원대로 1조원 매출이 감소됐다"며 "해외발전매출감소가 82% 차지하는데 각국의 발전수요 감소했고 원전발전이 지연되거나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영업상의 어려움이 온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두산중공업은 전단채 등 단기자금 조달 등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단기자금 차환 및 신규 조달이 중단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에는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일부 휴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사진=산업은행
최 부행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초유의 자금경색 상황에서 기간산업인 발전업에 미치는 영향, 대규모 실업에 따른 사회·경제적 악영향 및 지역경제 타격,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여타기업 연쇄부실 우려 등을 고려했다"며 "정밀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평가 전,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과 관련해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은 이번 두산중공업의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제공을 결정하고, ㈜두산이 보유한 두산중공업 보통주식을 비롯한 주식,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한다.

두산이 제공하는 담보는 계열주가 가지고 있는 두산 지분과 두산 계열사 중 솔루스와 퓨얼셀 등 지분가치가 있는 주식, 나머지 자회사 중 오리콤과 네오플렉스 등 관계사 지분이다. 현물 출자 된 두산 메케텍과 두산타워도 후순위 담보로 제공된다.


채권단은 필요 시 두산그룹의 책임있는 자구노력 등을 보면서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최 부행장은 "첫 번째로 상징성 있는 것이 3·4세 32명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보유주식들"이라며 "일단 순위에 관계 없이 담보로 들어오며, 또 계열사 내에서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만들어 조기경영정상화에 책임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채권액 4조9000억원… 1조원 급한 불 끌까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은 두산중공업이 수은에 요청한 5억 달러(약 6077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과는 별도로 진행된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이 외화채를 대출로 전환해 달라고 수은에 요청한 상태다. 

수은 관계자는 "현재 두산중공업과 협의 중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차환을 위한 대출 규모를 포함한 의사결정은 다음달 후반께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전체 채권액은 4조9000억원이다. 이중 국내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원 가량이다.

산은이 7800억원, 수은이 1조4000억원, 우리은행 2270억원, 농협과 SC제일은행이 각각 1200억원, 1700억원 등이다.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전단채, 기업어음(CP) 등 기타가 1조8950억원 규모다.

일각에선 이번 1조원 긴급 지원으로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최 부행장은 "1조원 한도대출로는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할 자금에 부족하다"며 "회사가 연초부터 진행했던 자구책이 재무건전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연,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지원 부분은 충분히 감안해 딜 성사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추가적인 지원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이 밥캣 등 비교적 탄탄한 자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 최 부행장은 "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아직 건전성과 실적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아 그룹 내에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자구계획이나 방법들은 그룹내에서 입장발표가 있지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