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사진=각사
지방금융지주의 수장 김지완 BNK금융지주회장과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이 수도권 영업경쟁에서 맞붙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대구·경북지역과 부산지역의 관광, 서비스, 식음료, 유통업종 등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코로나19 이후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며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올 2분기부터 두 금융지주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먼저 수도권 영업에서 함박웃음을 지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반기 경영전략, 수도권 진출 박차

김지완 BNK금융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단 등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수도권과 해외시장의 외형확장을 강조했다. 수도권에 진출해 지방영업의 한계를 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 1분기 기준 BNK금융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계열사 영업점 33개를 뒀다. BNK금융이 컨트롤 타워로서 씽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하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서울 CIB센터에 인력을 확충해 수도권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김지완 회장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BNK금융 계열사의 수도권 진출에 재도전한다. BNK금융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계열사가 진행하는 대체투자 등 기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추진한다. 소매금융 대신 기업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면 부족한 영업점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포석이다.


후발주자인 DGB금융도 수도권 영업에 나선다. DGB금융 계열사는 서울 영업점이 23개로 JB금융(47개), BNK금융 보다 적지만 태블릿 PC를 들고 직접 찾아가 영업하는 ‘이동식지점’으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지방은행이 수도권에 영업점을 개설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영업직원을 영입하는 저비용·고효율 영업 전략이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해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한 곳에 모은 프리미엄 복합점포 브랜드명을 ‘디그니티(DIGNITY)’로 확정하고 지역색 지우기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에 ‘DGB’를 붙이지 않은 것도 지역색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김태오 회장의 복안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디그니티는 위엄, 품위라는 뜻으로 고객 곁에서 품격있는 금융생활을 제공한다는 의미”라며 “향후 DGB금융 계열사가 전국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는 상징성을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두 지방금융지주의 수도권 영업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지난 1분기 BNK금융과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377억원, 8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15%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급감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8.7% 줄어든 1416억원(이하 연결 지배순이익 기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DGB금융은 22.4% 줄어든 759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IB 부진’ 김지완 vs ‘꼴등 꼬리표’ 김태오

두 금융지주의 어두운 실적 전망에 김지완 회장과 김태오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른바 ‘김승유 사단’으로 불리는 두 회장은 그동안 쌓은 전문성을 활용해 위기 속 지방금융 계열사를 살려야 한다.

김지완 회장은 2008년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대투증권 사장으로, 김태오 회장은 2008년 하나금융 부사장 시절 각각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IB전문가로 불리는 김지완 회장은 BNK투자증권 등 비이자이익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지난 1분기 BNK금융의 비이자이익이 80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1억원(11.2%) 감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DGB금융은 비이자이익이 48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120억원(25%) 늘었다.

BNK금융 최대 현안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조기 합병이 성공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부산은행은 부산을 영업 기반으로, 경남은행은 경남과 울산을 영업 기반으로 하지만 영업망 상당 부분이 겹치면서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미 전산 부문 통합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두 은행의 합병은 시기 문제다.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김태오 회장의 최우선 과제도 실적 개선이다. 2021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태오 회장은 지난해 JB금융에 지방금융 2위 자리까지 내주면서 ‘꼴등’으로 떨어졌다.

금융권에선 DGB금융의 실적이 2년 연속 부진할 경우 김태오 회장에 대한 주주의 신뢰가 떨어져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기준 DGB금융 주가는 지난해 말(7120원)보다 1940원(27.2%) 하락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일시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해 NIM(순이자마진)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의 실적도 파생상품 시장이 안정화되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