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키움 손혁 감독(왼쪽 두번째)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스1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지난 8일 정규시즌 12경기를 남기고 돌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가을야구 진출을 앞두고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3위를 달리는 구단의 감독이 스스로 내려오는 이례적인 사건으로 야구계 현장은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이른바 '손혁 사태'에 대해 김치현 키움 단장은 손 감독이 자진해서 물러난 것일 뿐 '외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외압을 강하게 부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에서 비롯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짙어졌다는 것이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수년간 운영한 허 의장은 경영비리로 야구계에서 퇴출된 이장석 전 키움 히어로즈 대표를 대신했다.

이 전 대표는 키움이 2013년부터 상위권 성적을 거두면서 야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지만 구단 운영과정에서 횡령 배임 혐의가 드러나 2018년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구속 후에도 이 전 대표는 이른바 '옥중경영'으로 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8년 11월 이 전 대표를 영구 실격 처분했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한 허 의장은 원더홀딩스 대표이사의 경험을 살려 키움 구단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후 야구계 일각에선 허 의장이 구단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소리가 전해졌다. 특히 키움이 2018년 플레이오프에 탈락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두면서 허 의장의 간섭은 심해졌다는 것이었다.

일례로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재계약이 유력했던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은 손혁 당시 SK 투수코치를 수석코치로 영입하라는 허 의장의 지시를 거부했다가 철퇴를 맞았다.


함께한 코칭스태프에서 수석코치를 염두에 둔 장 전 감독은 결국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장 전 감독에게 이 전 대표의 옥중경영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이 씌워졌다는 것이다. 이후 손혁 코치가 키움의 새 감독을 맡았다.

감독이 교체됐지만 허 의장은 키움이 리그 선두로 올라서지 못하자 현장에 불만을 표출했고 손혁 감독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시즌 중 3위팀 감독이 '자진 하차'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손혁 사태'에 허민 의장이 지목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