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관계자가 화물기에 짐을 싣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했을 때 꺼냈던 현물출자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한 지붕' 아래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진그룹이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산은은 아시아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한진그룹에 현물 출자하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산은이 보유한 아시아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아시아나 지분 37%를 갖게 된다.

이번 빅딜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방식과 유사하다. 산은은 지난해 대우조선 지분 전량(55.7%, 5973만8211주)을 현물출자해 현대중공업과 함께 중간지주회사(한국조선해양)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민영화를 진행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이 1조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을 지원하는 구조다.


금융권에선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빅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산은 측은 "아이디어 차원에 나온 방안이라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앞으로 산은이 한진칼 등의 주요주주로 올라서면 주식 가치 하락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진그룹에선 조원태 회장 측과 KCGI(강성부펀드) 등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산은이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도 있다.


KCGI는 이날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내고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KCGI는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와 투명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