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왼쪽)와 이탈리아의 파올로 로시. 두 월드컵 영웅이 한달도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로이터
3달 사이 3명이다. 월드컵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전설들이 연말 연이어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이탈리아 방송국 'RAI 스포르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전 축구대표팀 공격수 파올로 로시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향년 64세.


로시는 지난 1982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스페인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당시 로시는 2차 조별예선 브라질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6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클럽 커리어에서도 페루자, 유벤투스, AC밀란 등을 거치며 세리에A,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전신), 코파 이탈리아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통산 득점 기록은 338경기에서 134골이다.


로시는 현역 은퇴 이후 RAI 등 여러 자국 방송에서 해설가로 활동했다. 그는 오랜 기간 앓던 지병이 악화돼 새해를 넘기지 못하고 팬들에게 이별을 고했다.

로시는 최근 3개월 동안 세상을 떠난 3번째 월드컵 영웅이다. 앞서 지난 10월 말에는 잉글랜드의 유일무이한 월드컵 우승에 기여했던 노비 스틸스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1일(현지시간) 한 잉글랜드 축구팬이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 마련된 전설적인 미드필더 노비 스틸스의 추모 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현역 시절 맨유에서만 11년을 활약했던 스틸스는 다부진 수비형 미드필더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지난 1966년 FIFA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잭-보비 찰튼 형제, 보비 무어, 제프 허스트 등과 함께 자국의 첫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정상에 오른 건 현재까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스틸스는 현역 은퇴 이후 프레스턴 노스 앤드와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등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그는 말년에 전립선암과 치매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스틸스의 사망 소식과 일주일 뒤 전해진 보비 찰튼의 치매 투병 소식은 많은 잉글랜드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11월에는 아르헨티나를 넘어 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이던 디에고 마라도나가 사망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8강 잉글랜드전에서 기록한 2골(신의 손, 50m 드리블 득점)은 지금도 역대 월드컵 역사를 논할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명장면이다.


마라도나는 지난달 초 뇌수술을 받은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자택에서 회복에 매진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마라도나가 숨진 날부터 3일 동안을 국가적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그의 시신을 장례 전까지 대통령궁에 안치하는 등 영웅의 마지막 길에 예우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