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운영실에서 한국거래소 직원이 거래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배출권거래 정보 비대칭 완화를 위해 설립한 배출권시장협의회가 오히려 시장 불균형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3차 배출권 거래제는 유상할당 비중, 참여 기업, 제3자 시장참여 등 커다란 변화를 맞는 만큼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정보 투명성 강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출권시장협의회는 탄소배출 기업으로 구성된 회원들로부터 연 1억7600만원가량의 연회비를 받고 있다. 

임원사·운영위원회 연 500만원… 일반회원사는 50만원


배출권시장협의회는 배출권 거래시장 정보 공유 확대를 위해 국내 127개 온실가스 배출기업들의 참여로 지난 2018년 발족했다. 협의회 회장사는 한국남동발전이 맡고 있으며 임원사는 한국거래소, 에코아이, 현대제철, 포스코, LG화학 등으로 구성된다. 운영위원은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케미칼, LG디스플레이 등 19개사이고 일반회원은 102개사다. 

연회비는 회원 등급별로 나뉘어 진다. 임원사는 분담금 500만원, 운영위원사는 운영회비 500만원, 일반회원사는 연회비 50만원을 내야 한다. 협의회에 따르면 연회비는 임직원 2명의 임금과 워크숍 대관비 등에 사용된다. 

협의회와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소통 채널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입장은 달랐다. 협의회 설립 당시 한국거래소가 주도해 동참을 기업들에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기업과 대기업 등은 임원사를 맡기를 매우 부담스러워했지만 지속된 요구에 참여한 곳도 있다"며 "거래소의 역할은 배출권 매매 시 전산 장애만 없으면 되는 것인데 시장을 이끈다는 기관이 주도해 사단법인을 설립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협의회 주소와 본사 전화번호는 모두 부산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팀과 연결된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팀 관계자는 "기업 지원 차원에서 협의회와 사무 공간을 공유하고 인력 지원만 할 뿐 우리와는 별개의 사단법인"이라고 말했다. 

협의회서 정책간담회… 475개사는 공유 안돼


또 다른 문제는 정보 불균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2018년~2020년) 참여 기업은 602개로 협의회에 가입한 기업은 21%에 그친다. 한국거래소는 협의회를 통해 배출권거래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물량, 가격 전망 등 시장 정보를 공유하거나 환경부를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여하는 79% 기업은 협의회에서 공유한 정보를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 또 순수하게 정책 등 정보 공유가 목적이라면 기업들로부터 비용을 받고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공청회를 열었어야 한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협의회는 배출권 할당량이 70~80%인 기업들이 가입해 정보 불균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가 적은 기업들도 엄연히 정부의 탄소배출 감축 정책 이행 대상 기업인 만큼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외에 컨설팅 업체도 회원으로 참여하며 시장 불균형을 야기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협의회는 외부사업감축량(KOC)을 보유한 곳도 회원으로 받고 있다. KOC는 사업체 이외 장소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인증받은 배출권을 뜻한다. KOC 소유 컨설팅 업체들이 가격이 내려가지 않게 회원사와 논의하거나 KOC를 할당배출권(KAU) 기업들에 사고 팔고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들만의 리그를 견고히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의견 수렴 창구면 정보가 공론화돼야 하는데 회원사 간 공유하고 끝이 난다. 배출권 가격을 조장하고 투기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와 관련 기관은 내년 배출권 3차계획 기간 시행에 앞서 이 같은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년 유상할당 비중은 3%에서 10%로 확대하고 참여 기업도 62개 업종 589개 업체에서 69개 업종 685개 업체로 확대된다. 또 제3자 시장참여도 앞두고 있는데 정보 불균형이 지속되면 기업은 물론 개인 투자자 피해도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