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상당 대출금을 갚지 못한 쌍용자동차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사진=뉴스1
1500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갚지 못한 쌍용자동차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경기도 평택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을 결의하고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쌍용차는 회사 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및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이를 회생 1부(수석부장판사 서경환)에 배당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경영상황 악화로 약 600억원 규모의 해외금융기관 대출원리금이 연체됐다"며 "해당 금융기관과의 만기연장을 협의해 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법정관리 신청 시 재산보전처분 신청도 같이 낸다. 법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의 공익적 가치, 제3자 인수가능성 등을 살펴본 후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내린다.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임금, 조세, 수도료, 전화료 등을 제외한 기존 채무는 상환할 필요가 없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다만 쌍용차는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동시에 접수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RS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법원의 회사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을 통해 회사는 종전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기간 동안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합의를 이뤄 회생절차신청을 취하함으로써 해당 회사가 정상 기업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다.

따라서 쌍용차는 당분간 대출원리금 등의 상환부담에서 벗어나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동안 채권자 및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방침이다.


마힌드라도 ARS 기간 중 대주주로서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조기타결을 통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란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쌍용차는 이사회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재무 상황 악화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영업소 모습./사진=뉴스1 김명섭 기자

쌍용차, 11년 만에 또 법정관리

대출금을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위기 처한 쌍용차의 기업회생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쌍용차는 2009년 1월에도 기업 회생을 겪은 뒤 11년여만에 다시 신청한 것이다.

쌍용차가 이달 15일부터 현재 연체 중인 빚은 약 6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 300억원 등이다. 여기에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일도 이날로 겹치면서 총 1500억원의 대출금을 상환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600억원의 대출금을 연체한 데다 산은에 갚아야 할 900억원 규모 대출금 조차 만기일 재연장 등이 불투명해지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풀이했다.

쌍용차의 재무 상황은 나날이 악화돼왔다. 쌍용차는 지난 3분기 매출은 70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15.6% 줄었다. 영업손실 932억원으로 15분기 연속 적자다.

연간 영업적자 규모는 2017년 652억7600만원에서 지난해 2819억500만원으로 4배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올 들어 3분기 연속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다. 지난해 말(46.2%)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런 위기 속 쌍용차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반기 부산물류센터, 구로서비스센터 등을 매각했으나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이 같은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쌍용자동차 문제로 협력사와 영업네트워크, 금융기관 그리고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매우 송구하다"며 "긴급 회의를 통해 전체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