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국내 증시에서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이슈에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미국채 금리 상승 등이 더해지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2632억원을 순매도 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790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841억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97%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6.12% 빠진 상태다. 

외국인은 9월 한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1조10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빠른 속도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달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조2811억원을, 삼성전자우는 1918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SDI(1490억원) 카카오(1111억원) 카카오뱅크(1076억원)도 1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LG화학은 2432억원을 순매수했다. SK이노베이션(849억원) KB금융(529억원) LG전자(51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489억원)도 담았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이어졌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3.5%까지 오르며 배럴당 82달러를 상회했다. 국제유가가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장중 84.60달러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국내 증시에서 9835억원 어치를 던졌다. 코스피에서 8211억원을, 코스닥에서 1624억원을 팔았다. 이날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7633억원)가 차지했고 삼성SDI(670억원)와 NAVER(656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 동반 순매도세에 1%대 하락세를 기록했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200원을 터치하며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외국인 매물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카카오 등 주요 기술주에 집중되면서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