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이달 중 KDB생명에 대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롯데손해보험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재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사진은 KDB생명 사옥 전경. /사진=KDB생명


보험업계 M&A(인수·합병)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의 KDB생명 예비입찰 일정과 롯데손해보험 경영개선계획 재심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되기 때문이다. 주요 보험사 매물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며 업계 재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자회사 KDB생명에 대한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법률 자문은 김앤장(김·장) 법률사무소가 맡았다.

지난달 산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KDB생명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소관 부처의 사전 재가를 받아야 한다. 공고 전 금융위원회 매각심의위원회는 KDB생명에 대한 매각을 승인했다. 국무총리실도 관련 절차를 재가했다.


매각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힌 건 KDB생명의 자본건전성이다. 지난해 12월 산은은 KDB생명에 대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4000억원을 넘으며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올 하반기 역시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에 나설 전망이다.

산은의 매각 추진은 2010년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7번째다. 산은은 이번 예비입찰을 통해 복수의 인수의향자를 선정한 뒤 예비 실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7월 말 정도 우선협상대상자(우협)를 선정한다는 계획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KDB생명의 우협 선정 시기는 또 다른 보험사 매물인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과도 겹친다. 예금보험공사는 다음달 30일까지 예별손보에 대한 재공고 입찰을 실시한다. 입찰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된다면 예보는 오는 7월 중순 우협을 선정한다.

KDB생명과 예별손보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한국금융지주와 태광그룹이 꼽힌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연내 보험사 인수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광그룹도 최근 두 매물에 대한 새로운 인수의향자로 떠오르며 일종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등 보험 계열사를 보유한 태광그룹이 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태광그룹이 보험사 인수를 두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다르다"며 "보험 계열사 두 곳을 거느린 회사가 나서면 시장의 '새판짜기'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입찰·금융당국 재심사 시기 맞물려…M&A 시장 재가동

사진은 롯데손보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보 역시 이번주가 중대 분수령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롯데손보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재심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한다.

롯데손보는 2024년 6월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3등급(보통) 평가를 받았으나 자본적정성 부문에서 4등급(취약)으로 평가됐다. 이를 근거로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제19차 정례회의를 통해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올해 초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나 금융위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지난 3월 경영개선개권에서 한 단계 격상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운영의 개선 ▲자본금의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위가 제출된 경영개선계획을 이번에 승인한다면 롯데손보는 향후 1년 7개월간 해당 계획에 따라 개선작업을 이행하게 된다. 개선작업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금융당국과의 갈등이라는 이례적인 경영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배구조에도 변화를 주며 매각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엔 정기 주총을 열고 이은호 대표를 재선임했다. 또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강민균 대표를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최대주주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며 매각 관련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몸값도 계속 낮추고 있다. 시장에선 현재 롯데손보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1조원 안팎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22년 3조원 규모에서 시작해 점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한 2024년 이후 한국금융지주는 유력한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힌다"며 "금융위가 이번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한다면 매각 작업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