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전쟁>에는 역사의 기록이 증명하는 이들의 음모와 지략, 숱한 시행착오 속에서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하며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법칙들이 숨어 있다. 적이 적에게 결코 알려주지 않는 유일한 진실 하나, 그것은 바로 순진한 자는 결코 권력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인류는 사회 속 정의와 도덕에 대해 늘 고민해왔지만, 정작 오랜 기간 축적된 권력사를 보면 피와 배신, 욕망과 음모가 넘쳐난다. 저자는 권력전쟁 속에 존재하는 모든 음모와 다툼의 과정을 단순히 악이나 선으로 양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권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독특하다. 그는 권력을 서로 다른 성질의 인물로 구성된 집단에서 폭력적 정복을 통해 얻어진 결과로 보았다. 전통적으로 권력은 사악한 힘으로 간주했으나 '죄악돴으로 규정짓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역사는 도덕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덕성과 명분을 따지는 것은 부질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뛰어난 정책을 가진 리더가 쿠데타에 성공하는 것이 역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준다는 혁명적인 이론을 펼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1명의 인물은 모두 고도의 지략을 갖춘 모사꾼이자 막강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다. 대부분 열악한 상황에서 한계를 딛고 재기를 발휘해 한 나라의 대권을 쥐었다. 하지만 환관 조고나 서진의 황후 가남풍처럼 말년에 욕심이 과해 비참한 최후를 맞고 국가마저도 위기에 빠뜨린 사람도 있다. 반면 과감해질 필요가 있는데도 중요한 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움츠러들어 공든탑을 무너뜨린 진시황의 아버지 여불위의 경우도 있다.
쓸모 없어진 인재를 매장시킨 매정한 고조 유방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돋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재를 과감히 등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한 유방의 용인술을 높이 샀으나 그 외의 면은 깎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저자는 용인술의 개념을 인재의 장점이 발휘되도록 도울 뿐 아니라 단점을 이용해 그 사람을 통제하는 힘으로 보아, 그 인재가 더 이상 쓸모 없어지거나 위협적인 존재가 됐을 때 적당히 기회를 봐서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이 책에 담긴 몇천년에서 몇백년 전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정치 상황에 적용해보아도 전혀 낯설지가 않을 것이다.
뤄위밍 지음/에버리치홀딩스 펴냄/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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