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장 조명받는 기업들의 핵심전략은 ‘디스럽션’(disruption)이다. 이 책은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경쟁자들을 혼란에 빠뜨려 전혀 새로운 판을 짜는 시장의 교란자들을 ‘디스럽터’(disruptor)라 명명하고 이들이 주도하는 파괴적 혁신, 시장 교란의 기술을 14가지로 정리했다. 디스럽터는 혼란에 빠뜨리는 사람, 교란시키는 사람, 분열시키는 사람을 의미한다.
디스럽터들은 고만고만한 ‘땜질’이나 보여주기식 ‘혁신 연극’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보험회사가 외과수술을 집도하고, 개를 산책시키면 비행기 티켓을 주고, 민영 철도회사가 부동산 개발로 지역의 부가가치를 1000% 높이는 식이다.
전세계 부동의 1위 데이팅앱 틴더는 가난하게 시작한 스타트업이 아니었다. 이미 초기부터 매치닷컴, 오케이큐피드 등을 소유한 공격적인 상장기업 IAC의 온실 속에서 쑥쑥 자랐다. IAC는 어떻게 틴더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자사의 기존 사업을 위협하는 내부경쟁을 유도해 세계 1위로 키워냈을까.
핀란드의 전통 금융기업 OP는 “고객이 원하는 건 건강보험이 아니라 건강이고, 자동차 구입이 아니라 이동이며 주택담보 대출이 아니라 편안하게 쉴 곳”이라며 문제를 재정의했고 직접 포횰라 병원을 운영해 환자 중심의 치료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들은 은행이 아니라 ‘스타트업 제조기’를 자처하며 디지털 리포지셔닝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자율성 구현으로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유연성과 효율을 동시에 극대화시킨 세계 최대의 게임사 ‘슈퍼셀’, 호주 국민 절반이 활동하는 포인트 프로그램으로 고객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만든 ‘콴타스 항공’, VR 주문과 드론 배달 등 상상해온 모든 것에 도전해 주가를 30배 이상 높인 ‘도미노 피자’,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성과를 파는 기업으로 거듭난 ‘오토데스크’,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혁신을 주도한 ‘아스널’ 구단 등 이 책은 전세계 ‘혁신의 최전선’을 샅샅이 리포트한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죽일 존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할 것이다.” 페이스북 직원용 핸드북에 적힌 글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과 영감이 절실하다면 이 책에 나온 현장의 이야기들이 중요한 힌트를 줄 것이다.
디스럽터 : 시장의 교란자들 / 데이비드 로완 저 / 쌤앤파커스 /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