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탄도미사일 추적함 '하워드 로렌젠' (미 해군)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탄도미사일 추적함 '하워드 로렌젠'이 최근 주일미군기지에 전격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하워드 로렌젠'은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주일미군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만재 배수량 1만2000톤급 함선인 '하워드 로렌젠'엔 S밴드와 X밴드 등 2개의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구성된 '코브라 킹' 레이더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하워드 로렌젠'은 북한이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광명성' 로켓에 실어 발사한 지난 2016년 2월과 ICBM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감행한 2017년 7월에도 각각 주일미군기지에 배치돼 대북 경계·감시활동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소식통은 "'하워드 로렌젠'이 '화성-12형' 발사 다음날 일본에 도착하긴 했지만, 그 때문이라기보다는 북한이 지난달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조치인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 당시 향후 대미정책 방향과 관련해 "우리가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공지)했다"고 밝혔다.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재가동 검토를 지시한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해군 탄도미사일 추적함 '하워드 로렌젠'이 지난 5~9일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 쓰가루 해협을 동서 방향으루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린트래픽 캡처) © 뉴스1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이후 4년 넘게 ICBM급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 또 북한은 핵실험도 같은 해 9월 제6차 핵실험을 끝으로 중단했다.
이후 북한은 2018년 4월 김 총비서 주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유예를 선언했다.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었다.

그랬던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4년여 만에 핵·ICBM 시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자, 미국 측 또한 '하워드 로렌젠' 운항 등을 통해 대북 감시·정찰활동을 강화하며 나름의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소재 주일미군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RC-135V '리벳조인트' 정찰기도 이달 들어 한반도 상공에 출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리벳조인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때 고도·속도 등을 측정하기 위해 발신하는 무선 원격측정신호(텔레메트리)를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준비단계에서부터 이 신호를 발신한다.

선박 운항정보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하워드 로렌젠'은 이달 4일 요코스카 기지를 떠나 5~9일엔 일본 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 사이 쓰가루(津輕) 해협을 동서 방향으로 왕복 운항했다. 쓰가루 해협 서쪽은 동해, 동쪽은 태평양으로 이어진다.

대북 관측통은 "'하워드 로렌젠'이 만약 동해에 진입한다면 북한의 IRBM이나 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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