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총리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이 짐을 피하면 부끄러울 것 같다. 제가 결국 져야 할 책임은 대구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당에 후보 등록도 할 예정이다.
여당도 대구를 위한 '선물 보따리'를 예고하며 김 전 총리의 출마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앞서 "대구에 필요한 것이라면 총리님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드림' 센터장이 되고 싶다"며 로봇수도, 수성알파시티, 군공항 이전 문제 등을 거론한 바 있다. 대구 맞춤형 공약뿐 아니라 당 차원의 인적 지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당내 대구 지역 연고자를 중심으로 당직자·보좌관 파견을 위한 사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 고정 지지층을 넘어 중도·일부 보수층까지 흡수하는 인물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는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를 득표해 당내에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2016년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지역주의에 균열을 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후보군 8명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모두 앞섰고 다자구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8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전 총리는 양자대결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맞붙을 경우 47.0% 대 40.4%, 주호영 의원과는 45.1% 대 38.0%, 추경호 의원(전 경제부총리)와는 47.6% 대 37.7%로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구도에서도 김 전 총리가 35.6%로 가장 높았고 이진숙 20.6%, 추경호 10.6%, 주호영 10.1% 순으로 집계됐다.
첫째, 이번 조사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한창인 가운데 실시됐다. 국민의힘 내부갈등이 봉합되고 최종 후보 1인이 확정되면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대구시장은 김 전 총리가 잘하고 못하고보다 국민의힘이 얼마나 못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 상황부터 단일화 문제까지 길게 봐야 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둘째, 대구의 정치 지형 자체가 여전히 보수 우위다. 지난 27일 발표된 한국갤럽 3월 통합조사에서도 대구·경북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6%, 국민의힘 33%로 나타났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78.8%로 당선됐고 민주당 서재헌 후보는 18.0%에 그쳤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 집권 1년 차로 민주당 바람이 강했던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권영진 후보가 53.7%,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39.8%를 기록하며 결국 보수 진영이 자리를 지켰다.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04곳 중 151곳을 차지했지만 대구에선 판을 뒤집지 못했다.
셋째,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지지율은 무당층 확대에 따른 것이다. 민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1대 대선 직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약 10%포인트(p) 하락하면서 무당층은 27%까지 확대됐다. 무당층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특정 정당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어 숨은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당 지지층 이탈로 형성된 무당층이 선거 막판 다시 보수의 단일대오로 국민의힘에 재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김 전 총리 측에서 기대할 만한 지점도 분명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도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53%에 달했는데 이는 대구 유권자의 정서가 과거보다 완화됐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또 주호영 의원(국민의힘·대구 달서구갑)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보수 진영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김 전 총리의 당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조진만 덕성여자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특히 대구에서 이런 이변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이라며 "김 전 총리의 실제 승리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여기까지 판이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의힘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개요
▲의뢰: 영남일보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 일시: 2026년 3월 22~23일(2일간) ▲대상: 대구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12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피조사자 선정 방법: 무선 전화 가상번호(SKT·KT·LGU+ 이동통신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100% ▲응답률: 7.2% ▲오차 보정 방법: 2026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기준 림가중 방식으로 성별·연령대별·지역별 가중치 부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내용: 정당 지지도 및 대구시장 여야 후보 지지도·인물적합도·가상대결 등
◆한국갤럽 여론조사 개요
▲조사기관: 한국갤럽 ▲공표일: 2026년 3월 27일 ▲조사 일시: 2026년 3월 24~26일(3일간)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조사 방법: 무선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용: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등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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