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산업단지에선 에쓰오일(S-Oil)·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이 여수 산단에선 GS칼텍스·LG화학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감산 규모, 지배 구조 등을 두고 기업 간 이견이 커 최종 사업재편안 도출이 지연됐고 정부가 제시한 마감기한인 지난 1분기를 넘겼다.
울산 산단에선 올해 가동을 앞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를 두고 기업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기존 설비 대비 높은 수율을 확보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 만큼 감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석유화학 시설을 증설하고 있기에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첨단 설비와 신기술 도입이 필요하단 의견도 내놨다.
에쓰오일이 완강한 입장을 보이는 데는 모회사인 아람코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람코는 샤힌 프로젝트를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정유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가 아람코의 신기술인 TC2C 기술이 처음 상용화되는 설비며 9조여원의 대규모 자금까지 투입된 만큼 생산량을 낮추는 구조조정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샤힌 프로젝트 가동 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거란 기대감도 에쓰오일이 구조조정 논의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보인다. 아람코와 에쓰오일은 해당 프로젝트로 원유 조달부터 기초유분·폴리머 생산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외부 원료 의존도를 낮춰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는 일반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달리 정유 공정에서 나오는 저부가가치 유분을 활용할 수 있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아람코와 에쓰오일이 국내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내보이는 이유다.
여수 산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석유화학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어 논의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은 LG화학과 달리 GS칼텍스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GS칼텍스의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정유 비중이 80% 안팎이고 석유화학은 20% 미만이다. 2022년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통해 대규모 생산능력도 확보했다. 해당 시설은 나프타뿐 아니라 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할 수 있다.
GS칼텍스의 지배구조도 논의를 지연시키는 이유다. GS칼텍스는 GS에너지와 미국 에너지 기업 셰브론이 지분을 50%씩 나눠 갖고 있어 설비 통합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할 경우 셰브론의 판단이 중요하다.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기대 수익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셰브론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부가 마감시한을 명확히 정해둔 건 아니라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석유화학 설비를 계속 증설하고 있는 만큼 효율이 뛰어난 설비를 감축하기보단 노후화된 설비부터 정리해 석유화학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LG화학과 최적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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