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종이 패키징이 나프타 수급 불안 이후 조달 안정성과 친환경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은 한국 콜마가 개발한 종이패키징 라인으로 (왼쪽부터)종이파우치, 종이스틱, 종이튜브. /사진=한국콜마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한국콜마의 종이 기반 패키징 기술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플라스틱 원료 조달 지연이 완제품 출고 차질로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 의존도를 낮춘 비석유계 소재가 대체 카드로 떠올랐다. 과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차원의 선택지로 여겨지던 종이 용기가 공급망 안보를 지키는 대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2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중동 분쟁 여파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패키지 제작을 위한 합성수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화장품이 있어도 이를 담을 용기가 없어 출고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전날 한국은행은 올해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25.24(2020년=100)로 전월보다 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가운데 나프타가 68.0% 급등해 석유·화학 기반의 공산품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플라스틱 원료 조달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한국콜마의 종이 패키징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은 나프타 수급 이슈 이후 플라스틱 용기 단가가 30~40%가량 인상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화장품 산업은 신제품 출시 일정이 촘촘한 데다 시즌 민감도가 높은 제품이 많은 편이다. 제조 단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넘어 패키징 납기 차질이 영업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소재 다변화가 업계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종이 기반 용기는 일반 플라스틱 대비 통상 15~25%가량 높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최근 나프타 수입 단가 상승과 물리적인 수급 차질이 겹치며 가격차가 좁혀졌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당사가 개발한 종이 패키징은 설비 개선과 공정 효율화를 통해 출시 초기부터 플라스틱 용기와의 단가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현재 나프타 사태로 종이 패키징이 플라스틱 대비 약 25% 수준의 원가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 완화와 납기 준수를 동시에 해결하는 선택지가 된 셈이다.
3년 전 양산화 완료·돌가루 소재 적용…글로벌도 주목
경쟁력의 바탕에는 한국콜마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밸류체인 내재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콜마는 2020년 종이 패키징 개발을 완료하며 상용화가 가능할 수준으로 단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후 2022년 국내 1위 용기 제조사 연우를 인수, 자체 확보한 비석유계 패키징 설계 기술을 연우의 생산 인프라와 결합해 양산화에 성공했다.

기술적 범용성도 입증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용기와 종이 스틱 등을 연이어 상용화하며 해당 기술을 립밤, 멀티밤, 선스틱, 마스크팩 용기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종이 튜브는 기존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이상 줄였으며 최근 선보인 종이 스틱은 제로 플라스틱을 구현했다. 내부 방수막 합지로 내용물 변질을 막으면서 본체 소재를 종이로 대체했다. 일반 목재 펄프가 아닌 돌가루를 활용해 나무와 물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도 이러한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한국콜마의 패키징 기술을 집중 조명하면서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고려하면 종이 용기의 경제적 가치는 향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플라스틱을 80% 이상 줄인 것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종이 패키지가 원가 부담 완화는 물론 공급 안정성과 친환경 요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