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에 대해 "우리가 북한의 내밀한 곳을 어디까지 어떻게 들여다보고 있는지 적에게 자백한 꼴"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정 장관이 북한의 미공개 우라늄 농축시설 등 고급정보를 국회에서 무분별하게 공개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을 뒤흔드는 자의적 정보 유출 사건"이라며 "정부에서 물타기를 하고 있으나 워낙 독성이 강한 사안이어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 중인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을 지목했다.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북한의 농축 시설은 영변과 강선 두 곳인데 구성시를 추가로 언급한 것이다.
정 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꺼내서 플루토늄 16㎏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지난 30년간 영변 원자로에서 6차례에 걸쳐 100㎏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정 장관은 작년 9월 언론간담회에서 현재 정보기관 추정으로는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우라늄 보유량을 2000㎏까지 추정한다고 밝혔다"며 "이 2000㎏이라는 숫자는 한미 정부기관은 물론 연구기관에서도 제시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이 최근 밝힌 100㎏의 플루토늄은 국방백서 등 정부 보고서라든지 연구기관 분석에 제시된 적이 없다"며 "이러한 정보들은 한미 양국의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정찰위성, 통신감청, 정보 그리고 중요한 휴민트 인간정보 등이 결합된 고급기밀정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공식석상에서 이를 확인해 주는 순간 이는 더 이상 설이 아닌 팩트가 된다"며 "그런 점에서 정동영 장관의 무책임한 언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방위에서) 채택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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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밀, 과실로 누설해도 2년 이하 징역"━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정 장관을 옹호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 '구성 핵시설'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면서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군사기밀 보호법 제13조에 적시되어 있는 업무상 군사기밀을 누설했을 경우 받는 처벌의 수위는 전부 징역형"이라며 "과실로 누설을 했을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전에 합참(합동참모본부) 관계자를 불러 관련 사안에 대해 질문했더니 (구성시) 지명을 포함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한미 연합기밀이라고 분명히 시인했다"며 "이 대통령의 주장처럼 철저히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국가정보원과 국방정보본부가 첩보를 수집해서 정보화하고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받는다"며 "청와대와 국가안보실에서 (취합된 정보를) 사안별로 해당 부처에 주기도 하는데 통일부 장관에게 핵시설에 대해 줘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기밀을 공개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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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첩보'를 확정된 '정보'로 만들어"…안규백 국방장관은 불참━
강 의원은 "이렇게 민감한 대북 정보의 누설은 단순히 중요 정보가 유출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정보를 알고 있지만 공개하지 않는 것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카드를 가졌는지 적이 알고 있다면 그 게임은 이미 진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하나의 첩보가 정보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엄청나게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처음에는 모래사막에서 바늘을 찾듯이 단서를 찾는 것에서 시작하고인공위성을 돌리고 정찰기를 날리고 신호정보를 수집해서 조각조각 흩어진 파편첩보를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상황은 대북 감시 공백, 연합훈련 신뢰 약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란, 주한미군 역할 변화 가능성 등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안보구조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원자력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구성시 공개는) 인턴공무원도 안 할 일을 지금 통일부 장관이 한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다시 한미동맹체제가 굳건하게 가도록 조치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국방위는 국방부와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짜리'로 이뤄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참석한 바 있다. 안 장관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이 정 장관의 발언에 항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포괄적 사항에 대해선 논의한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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