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은 24일(현지시각) 금융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15.0%에서 0.5%포인트 내린 14.5%로 결정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8회 연속 인하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5.9%로 목표치(4%)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4월 20일 기준 인플레율도 5.7%에 머물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 유지와 소폭 인하 중 어느 쪽을 택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가 길어졌다. 동결을 주장하는 측은 근원 CPI가 지난해 중반 이후 4~5% 수준에서 뚜렷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러시아 경제는 뚜렷한 감속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1%에 그치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0.5~1.5%에 불과하다. 올해 1~2월에는 마이너스 1.8%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부진이 가시화됐다. 중앙은행은 부가가치세 인상·영업일 감소·악천후 등 일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면서도 3월 이후 일부 지표에서 성장 궤도 복귀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변수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 가격도 뛰어오르고 있다. 중앙은행은 2026년 예상 평균 원유가격을 배럴당 65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이러한 환경이 세계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추가적인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지출 확대와 재정적자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한층 긴축적인 정책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중앙은행은 2026년 평균 기준금리 예상치를 14~14.5%로 제시해 종전(13.5~14.5%)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당초보다 신중한 기조를 내비쳤다고 평가했다. 경제계에서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금리 수준을 약 12%로 보고 있어 현 수준과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군사지출 확대에 따른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2023~24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21%까지 단계적으로 올렸다가 2025년 6월 회의에서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인하로 전환한 뒤 완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차기 금리 결정 회의는 6월 1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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