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에 대해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동행미디어 시대 DB
이달 파이프라인(신약개발물질) 신뢰성 의혹 등으로 삼천당제약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가 주목받고 있다. 담도암 치료제 임상 결과에 따른 주가 하락에도 본질적인 기업가치는 굳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이하 종가기준)는 전날 13만9400원으로 전 거래일(17만2700원) 대비 19.3% 하락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상승 전환돼 오전 11시 기준 장중 14만1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급락은 담도암 치료제 토베시미그(ABL001) 임상 2/3상 결과에서 비롯됐다. 실험군인 토베시미그·파클리탁셀 병용요법과 대조군인 타클리탁셀 단독요법을 비교한 해당 임상에서 병용요법은 주요 평가변수인 PFS(무진행생존기간)는 충족했으나 OS(전체생존기간)는 충족하지 못했다. PFS는 병이 악화하지 않고 생존한 기간, OS는 총 생존 기간을 의미한다.


토베시미그·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PFS 중앙값은 4.7개월로 파클리탁셀 단독요법(2.6개월)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OS 중앙값의 경우 병용요법(8.9개월)이 단독요법(9.4개월)보다 짧았다. 임상 과정에서 치료법을 전환(교차투여)한 환자가 발생하며 두 치료군의 생존 기간 차이가 불분명해진 영향이라는 게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으로 투여받은 환자의 질병이 진행되면서 윤리적 문제로 인해 토베시미그·파클리탁셀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허용됐다"며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한 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었지만 규정상 이들의 생존 기간은 원래 집단인 단독요법으로 집계되며 데이터가 혼탁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상 실패 영향 제한적"…그랩바디-B·ABL111 기대감 여전
사진은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동행미디어 시대 DB
담도암 치료제 임상 2/3상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으나 증권가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가 훼손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잇따랐다. 애초에 해당 파이프라인의 상업성이 뛰어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김민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ABL001(토베시미그)이 타깃했던 담도암 시장의 환자 수가 적고 약을 투약하는 기간 역시 약 4.7개월로 짧아 상업성이 없다"며 "ABL001의 가치는 본래 미미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임상 실패가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 핵심은 BBB 플랫폼 그랩바디-B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그랩바디-B를 통해 총 8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약물이 BBB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그랩바디-B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BBB는 이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장벽이다. 약물 진입도 막는다는 점에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걸림돌로 꼽혀왔으나 그랩바디-B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111도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ABL111은 위암에서 과발현되는 클라우딘 18.2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4-1BB를 동시에 타깃해 약효를 끌어 올린 신약 후보물질이다. 임상 1b상에서 1차 치료법으로 '계열 내 최고'(Best in Class) 잠재력을 확인했고 지난 2월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위암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20억달러(약 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시장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이비엘바이오 주요 투자 포인트인 그랩바디-B 플랫폼의 확장성과 긍정적 임상 결과를 도출 중인 ABL111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며 "토베시미그 영향은 제한적이고 추가적인 기술이전 가능성과 ABL111 임상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