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최근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원칙을 위반한 직원에 대한 징계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다.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2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인 상황에서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이에 대한 면죄부는 안전문화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이다.
한화오션은 7일 최근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 관련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월 26일에는 주행형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서비스타워를 도크 바닥으로 내리는 작업 중 타워크레인 상부가 서비스타워와 접촉하면서 서비스타워 상부에 있던 작업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3월 3일에는 1도크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발판 자재를 하선하던 과정에서 선박 구조물에 자재가 걸리며 벨트가 끊어졌고, 떨어진 발판 자재에 도크 바닥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자 2명이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화오션 노사와 관계기관의 합동 조사 결과, 2건 사고 발생의 직접원인을 제공한 현장 담당자이 안전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크레인 신호작업 표준 위반, 작업 중 근무장소 임의 이탈 및 안전통제 미준수, 그리고 사전에 크레인 이동 경로를 전달받았음에도 이를 공유하지 않았다.

6.3m 높이의 주행형 크레인이 지나가는 구간에 크레인 보다 더 높은 8.3m의 서비스타워를 적치할 경우 충돌할 것이 명확하게 예상됨에도 주행형 크레인보다 더 높은 서비스타워를 임시 적치했고 이러한 사고 위험성에 대해 공유하지 않는 등 안전 규정 준수에 소홀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동해야 하는 중량물에 타 작업자의 임의 접근을 통제하고 확인했어야 하지만 작업자가 서비스타워 상부에 진입한 사실 조차도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 규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회사는 부연했다.

이와 같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인해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이 중상을 입고 장기간의 병원 치료를 받았다. 특히 재해자 두 명은 아직도 재활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연말까지 계속해서 요양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력 상실률 100%에 가까운 판정을 받아 정상적 생계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는 재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본 사고들에 대해 인사소위원회를 열고,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사고발생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3명의 직원들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크레인 운전자, 직·반장, 파트장 등에게는 견책 및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 모든 조치는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근거한 것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반인이 교통사고를 유발한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형사책임과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해 향후 운전에서 더 주의를 기울여 유사한 사례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 근로자가 안전규정을 위반해 동료 근로자에게 상해를 가한 경우 회사는 그 위반 행위에 맞는 징계를 함으로써 향후 유사 사고 발생을 방지해야 할 책무가 있으므로 이러한 징계를 한 것은 산업안전보호를 위한 회사의 최소한의 조치사항이었다고 회사는 주장한다.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이하 노조)는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4월28일 제조를 총괄하는 임원실에 들어와 제조총괄 집무실 내 집기류(노트북, 테블릿PC, 전화기, 의자 등)를 가져 가는 행위를 자행함에 따라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노조는 사업장에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뿐만 아니라 6일부터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빌딩 앞에서 확성기를 사용한 피켓 시위, 현수막 부착 등 징계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고려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반발은 회사의 안전을 위한 노력과 실천의지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선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사의 노력과 함께 함께 일하는 동료를 지키기 위한 임직원의 관심과 주의도 필수적이다.

한화오션은 이미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24년부터 약 1조 9,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안전 투자를 진행하며 안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설·장비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사업장의 안전문화 정착과 안전관리 수준향상을 위한 전사적인 투자다.

이에 따라 크레인 24대, 고소차 170대 등 안전이 우려되는 노후화된 장비와 설비를 대거 교체해 왔다. 협력사 안전 강화를 위해서도 3년간 108억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부족한 인력 확보를 위해 경쟁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채용을 지속 진행해 3년전 8600여명에 불과하던 임직원수는 1만1000여명까지 늘었다.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30억원을 투자, 글로벌 안전문화 컨설팅 업체인 JMJ사로부터 전 임직원의 안전 의식 향상을 위한 컨설팅도 받고 있다. 이와 병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시스템 구축을 위해 13억원을 들여 글로벌 안전관리 체계 인증기관인 DNV사의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노조는 모든 근로자들이 다치지 않고 퇴근할 수 있도록, 동료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안전규칙 준수를 앞장서서 주장해야 할 회사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며 "사고 관련자가 누구이든 규정을 벗어난 행위까지 하면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장의 안전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그 어떠한 요구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는 바"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회사의 지속 가능한 경영도 우려한다. ESG가 강조되고 있는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안전하지 않은 조선소는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선박 수주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조선소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다.

회사는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고, 모든 임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은 생명존중을 실천하는 것임과 동시에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근본이 되는 토대"라며 "안전은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최고의 경영가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화오션은 임직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저해하려는 어떠한 강요나 압력행사에도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