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3일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11시30분쯤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 여부에 대해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을 하지 않아 2차 사후조정은 불성립됐다"고 설명했다.
조정안에 담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노사는 부문 및 사업부별 보상 배분 비율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부문 70%, 사업부 30%의 비율로 배분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DS)부문 성과급 재원의 70%를 모든 사업부(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에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30%만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메모리를 제외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경우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직원들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메모리 사업부와 같은 DS부문에 속한다는 이유 만으로 수억원의 성과급을 지급받게 된다.
올해 DS부문의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성과급 재원(영업이익의 15%)은 45조원이다. 성과급 재원 45조원 중 70%인 31조5000억원은 DS부문이 공통으로 나눠갖게 된다. DS부문 임직원 수 7만8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 상으로 1인당 약 4억원가량의 보상을 받는 셈이다. 이 경우 모바일·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적자 사업부인 비메모리 사업부가 수억원대의 보상을 받는 것은 성과급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배분 비율을 부문 40%, 사업부 60%로 수정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노사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중노위가 조정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끝내 수용을 거부했다.
사후조정 결렬 직후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이 경영의 기본 원칙을 지키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후 조정이 종료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기업 노조가 잇따라 영업이익 정률 배분을 요구하며 성과급 투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노조와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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