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금융업권에서는 제도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연착륙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사가 보유한 NPL(부실채권)을 시장에서 소화해 건전성 관리를 돕는 기능도 해왔기 때문이다. 과잉추심을 끊어내는 동시에 정상적인 부실채권 처리 기능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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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체 난립에 허가제 전환…전문성 요건 강화━
금융위는 낮은 진입장벽 아래 영세업체가 난립하면서 연체채권 가격 경쟁이 심화됐고 이 과정에서 장기·과잉추심 관행이 고착화됐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금융위에 등록된 매입채권추심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911곳이다. 그러나 실제 연체채권을 보유한 업자는 498개사 수준이고 전체 보유 잔액의 86%는 상위 30개 업체에 집중돼 있다.금융위는 현행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금융회사 50% 이상 출자, 자본금 30억원, 전문인력 확보, 전산보안설비 강화 등을 허가 요건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변호사 등 전문인력 5인 이상 확보도 의무화된다.
이번 조치는 채무자 보호 측면에서 필요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래된 연체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뒤 장기간 추심을 이어가는 구조는 채무자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금융시장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해외에서도 추심업은 허가제와 전문성 요건을 통해 관리된다. 일본은 1998년 '채권관리회수업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채권관리회수업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 허가 기준에는 자본금 5억엔 이상과 상근 업무를 담당하는 이사 중 변호사 포함 등이 담겼다. 미국도 CFPB(소비자금융보호국)의 Regulation F(채권추심 규정)를 통해 추심 연락 빈도를 제한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이를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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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기능 위축 우려도…연착륙 장치 관건━
다만 업계에서는 허가제 전환이 시장 기능을 급격히 위축시키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사가 회수하기 어려운 연체채권을 매각해 손실을 확정하고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이 기능이 약해지면 금융사는 부실채권을 더 오래 보유하거나 더 낮은 가격에 매각해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금융사들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경우 정상 차주들이 더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대부금융업계 관계자는 "난립한 업체를 정리하고 허가제로 가는 방향에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인적·물적 요건이 한꺼번에 너무 강하게 제시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등 전문인력 5인을 갖추려면 인건비 부담이 작지 않다"며 "금융회사 지분 50% 요건까지 적용하면 기존 개인 오너 중심 업체들은 사실상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연체채권을 계속 보유하면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등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사는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시장에 매각해 장부에서 털어내는 구조를 활용해왔다.
대부금융업계 관계자는 "매입채권추심시장이 좁아지면 연체 가능성이 높은 차주에 대해서는 금융사의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결국 중저신용자 입장에서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균형이다. 허가제 전환으로 장기·과잉추심을 차단하되 소멸시효 완성 채권의 매각·추심 기준, 채무자 통지 의무, 채권 매각 이력 관리 등 세부 규율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충격이 커질 경우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 부문이 부실채권 소화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추심업은 금융 생태계에서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뒷단 기능을 해온 측면이 있다"며 "그렇다고 장기·과잉추심까지 용인할 수는 없는 만큼 이번 제도 개편은 시장 축소가 아니라 선진화된 추심 구조로 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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