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장동규 기자
국내 채권금리가 2%대를 돌파한 데 이어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일 장내 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지표종목(20-9)은 전 거래일보다 0.2bp(1bp=0.01%)오른 연 2.037%에 마감했다. 국고채 20년물 지표종목(20-7)과 30년물(21-2) 역시 전날보다 각각 0.7bp 상승 마감했다. 최근 국내 국고채 금리의 상승 배경에는 미국발 금리 변동 가능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이날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법안을 통과시키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최대 1400달러 개인 현금 지급, 연방 추가 실업수당 지원 연장, 백신 프로그램 지원, 학교 대면수업 재개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2일 오후(한국시간 13일 오전) 서명할 계획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하원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언론 브리핑에서 "법안을 내일 중 송부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오후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가계대출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했지만 미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한은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저금리에 늘어난 가계대출 속도다.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빚을 내서 주식 투자하는 수요는 줄었지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은 탓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 대출의 증가세도 계속되고 있다. 향후 금리 인상 시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6조4000억원 늘었다. 한 달 전 증가 규모(5조원)보다 1조4000억원 뛰었다. 역대 2월 중 지난해 2월(7조8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기업대출도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2월 말 기준으로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995조3000억원으로 1월보다 8조9000억원 늘었다. 2월 증가액으로는 200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향후 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가계와 중소기업의 빚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마련해 가계부채 연착륙을 차질 없이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