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올 11월말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가계담보대출 시행을 전면 중단한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권에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가운데 NH농협은행이 올 11월말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가계담보대출 시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한시적으로 신용대출 신규취급 중단에 나선 적은 있었지만 주담대 시행을 전면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임원은 이날 금융위원회에서 가계대출 관리대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에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지키기 위해 이번주까지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올 11월말까지 주담대를 비롯한 전세대출,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단체승인대출(아파트집단대출) 등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출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이들 대출에 대해선 신규 대출은 물론 증액, 재약정까지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출 중단에는 주택뿐만 아니라 토지와 임야 등 비주택까지 포함됐다. 다만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긴급생계자금 대출 등 서민에 필수적인 상품은 이번 중단대상에서 제외된다.


농협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로 잡고 있지만 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은은 5.8%로 다른은행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KB국민은행 1.5%, 신한은행 1.7%, 우리은행 2.1%, 하나은행 3.4% 등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담대가 이끈 가계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의 전월대비 증가액은 9조7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조1000억원으로 비중이 63%에 달한다.

가계부채와의 전쟁 나선 금융당국… "연쇄대출중단 가능성은 낮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경고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최근 금융위 직원과의 회의에서 "기존에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선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려 '연쇄대출중단'이라는 사태가 발생,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그동안 대출관리가 제대로 안돼 대출을 중단한 것이고 나머지 은행들은 지금까지 관리를 해온데다 대출 여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연쇄대출중단 가능성은 높아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일 은행들의 대출 현황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저금리에 따라 유동성이 많다보니 대출을 받아 투자에 활용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인식이 만연함에 따라 불요불급한 대출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이렇게 은행에서 대출을 막으면 금융소비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돼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