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오늘(3일) 회동을 갖는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늘(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만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회동을 가진 뒤 다음날 바로 한국은행 수장과 회동을 가지며 취임 이후 활발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일 한은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고 위원장과 단독으로 만난다. 금융권에선 한은 수장이 금융위원장과 별도로 단독 회동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고승범 위원장이 금융위에 취임하기 이전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지냈다는 점에서 단독 회동을 성사시키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고 위원장은 지난 2016년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에 합류했고 지난해 4월에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추천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까지 고 위원장이 이주열 총재와 함께 금통위에서 활동한 지 6년째 다다랐다.

1800조 가계빚 대책 논의할 듯

이주열 총재와 고 위원장은 이번 회동에서 1800조원을 웃도는 가계부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6일 사상 최저(연 0.5%)수준으로 낮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대출은 억제된다"며 "이는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 수요를 제약하고 결과적으로 민간 신용의 과도한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가계대출 또한 금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가 오른다 해도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든가 주택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으면 그것 또한 차입수요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 역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전직 금통위원으로서 적극 지지하는데 금리 인상이 한번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불균형 누적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자산시장에서의 가격상승을 고려해 금통위에서 잘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해묵은 전금법 갈등, 실타래 풀까

두 수장은 최근 불거진 '머지포인트 사태'의 재발 방지법으로 떠오른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은과 금통위는 전금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밥그릇 싸움'을 벌여왔지만 두 수장의 친분이 두터운 만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은과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발의된 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1년 가까이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 총재가 전금법 개정안을 ‘빅브라더(사회통제권력)법’이라고 비판하자 은 위원장은 “지나치게 과장했다”며 “이는 오해로 화가 난다”고 맞섰다.


전금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핀테크 관리를 위해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을 신설하고 금융위가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은은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을 하는 곳은 한은이 관리·감독하는 금융결제원이 유일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중앙은행 역할인 지급결제 업무에 금융위가 과도하게 관여한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해 고 위원장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한은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지난 2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가계부채와 암호화폐 거래소(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한몸으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