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각)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에서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가운데 오른쪽) 등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한화필리조선소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Golden Dome) 프로젝트와 연계된 선박 건조 사업자로 선정됐다.


1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미국 해사청은 지난 17일(현지시각)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에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Missile Range Instrumentation Vessel) 건조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골든 디펜더'로 불리는 이 선박들은 2030년부터 순차 인도될 예정이다.

MRIV는 미사일 비행시험 과정에서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측정자료를 수집하며 통신과 시험결과 분석을 지원하는 해상 계측선이다. 미국이 구축 중인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의 필수 체계로 꼽힌다. 골든돔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추진을 지시한 우주 기반 요격체계 중심의 미사일 방어망으로, 향후 수년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서 한화필리조선소는 선박 건조를 맡는다. 선박건조관리기업(VCM) 토트서비스(TOTE Services)는 일정과 비용 관리를 총괄해 예정된 기간과 예산 안에서 선박이 인도되도록 관리한다. 두 회사는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 발주로 진행되는 NSMV 5척 건조 프로젝트에서도 함께 협력하고 있다.

이번 수주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화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필리조선소가 미국 국가안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미국 조선·방산 시장의 파트너로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안보 임무와 결부된 선박을 수주하며 필리조선소의 위상도 민간 조선소에서 안보 관련 선박 건조 조선소로 격상됐다는 평가다.

앞서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 조선업에 약 15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한 바 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이 투자 구상의 핵심 축으로 꼽혀왔다.


이날 명명식에 참석한 러셀 서로우 보우트 미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국장은 골든 디펜더 건조 계약 발표를 계기로 해당 선박이 미국의 골든돔 구축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도 신규 선박들이 미군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의 유산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최고경영자(CEO)는 "필라델피아는 국가를 위해 선박을 건조해온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라며 "이번 사업은 검증된 설계 능력과 숙련된 인력, 정부와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결합했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펜실베이니아주 육군전쟁대에서 열린 '국방혁신서밋'에 참석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대규모 NSMV를 건조하겠다는 방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자리에서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CEO는 한국 조선소의 건조 역량을 한화필리조선소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필리조선소가 이번 MRIV 건조사로 선정된 배경에는 앞서 수행한 NSMV 프로젝트 실적이 꼽힌다. 한화필리조선소는 NSMV 5척을 수주해 이 중 3척을 인도했고 현재 2척을 건조 중이다.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디펜스USA는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미 해군 함정 건조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