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파워솔루션 울산 사업장에서 관계자가 초고압 변압기를 소개하는 모습. / 사진=LS일렉트릭
국내 전력기기 업체가 올해에도 고공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글로벌 전력 시장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가운데 특히 북미지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확대와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한국 업체가 톡톡히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지난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953억원으로 1년전보다 48.8% 올랐고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 역시 1년 전보다 각각 106.1%, 9.4% 상승한 7470억원, 4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HD현대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1조1196억원, 영업이익 2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4%, 27.31% 증가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3.65% 늘어난 1조3307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72.24% 급증한 176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도 매출 1조3378억원, 영업이익 1316억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가각 29.62%, 50.67% 늘어난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다.

실적 호조의 배경은 AI 확산에 따라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대 수요에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구조적 급증 단계로 진입했다. 지난 2024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약 415TWh로, 한 산업이 이미 국가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약 945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은 지난 2025년 약 158억달러(약 23조5000억원)에서 2031년 약 235억달러(약 35조원)으로 연평균 6.7%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이 같은 북미지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구축 수요를 눈여겨 보고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전력기기 3사의 수주 잔고는 HD현대일렉트릭 10조1700억원, 효성중공업 11조9000억원, LS일렉트릭 5조154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프로젝트가 65%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도 미국향 비중이 크다.

올들어서도 북미발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월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 등 전력기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력기기 업체 가운데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에 해당한다.

LS일렉트릭도 이달 들어서만 28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북미 시장의 초고압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지고 있고 보다 효율적인 전력망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요 유틸리티 기업들의 765kV 변압기 발주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장기 물량 발주가 늘어나 전년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