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호텔에서 진행하는 BGF로지스와의 2차 실무교섭을 앞두고 교섭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 갈등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CU 물류 파업 사태가 조합원 사망 사고와 가맹점주 피해로 이어지며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고용노동부와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교섭을 이어가고 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4일 창원에서 열린 2차 실무교섭은 운송료 현실화·배송기사 휴무 보장·손해배상 철회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합의 없이 종료됐으며 26일 3차 교섭이 예정돼 있다.

이에 대해 BGF그룹은 화물연대와의 대화가 가맹점 피해 해소를 위한 긴급 협의일 뿐이라며 사용자성 인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원청 BGF리테일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다.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이 배송기사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이라며 직접 교섭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물류센터→운송사→배송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본사가 직접 교섭에 나설 법적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가 노란봉투법이 정한 노동위원회 사용자성 판단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지난 5일 총파업과 물류센터 봉쇄에 돌입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현장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안성·나주·진주 물류센터와 진천 BGF푸드 공장이 봉쇄되면서 한때 3000여 개 점포가 상품 납품에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인 가맹점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0일 오전 10시 32분께 진주 정촌면 CU 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에서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화물차가 출차를 막아선 화물연대 조합원을 치어 50대 조합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며 사태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사고 이후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22일 진주고용노동지청에서 상견례를 갖고 교섭 테이블에 처음 마주 앉았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의 현실도 원·하청 교섭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를 보여준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법 시행 이후 이달 10일까지 원청 사용자성 관련 심판사건은 총 294건 접수됐다. 교섭요구는 372개 원청과 1012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에서 제기됐고 대상 조합원은 14만7000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처리된 224건 중 취하 종결이 197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실제 사용자성이 인정된 건수는 19건에 불과했다.

인정 사례도 포스코·인천국제공항공사·한전 배전공사 등 주로 산업안전 의제에서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확인된 경우에 집중됐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 인정은 교섭 지위를 부여하는 절차적 의미이지 임금 인상이나 직접 고용의 실체적 권리·의무를 곧바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도 이번 사안이 노란봉투법의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선을 그었다. 파업 장기화로 애꿎은 가맹점주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노사 양측이 조속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