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레땅 백화점 K뷰티 전용 매장에서 고객들이 그래비티 샴푸를 살펴보고 있다. 그래비티 샴푸는 프리미엄 K뷰티 제품을 선별해 구성한 매장에 입점해 프랑스 현지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사진=폴리페놀팩토리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기초·색조 화장품을 넘어 헤어케어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유럽 프리미엄 유통 채널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K샴푸가 프랑스 명품 백화점에 입점하며 시장 반응을 가늠하고 있다. 이번 입점이 유럽 시장 내 헤어케어 카테고리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KAIST 기술 기반 기능성 샴푸 '그래비티 샴푸'를 유통하는 폴리페놀팩토리는 자사 제품이 프랑스 3대 명품 백화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쁘레땅 백화점에 입점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장은 파리 서부 베르사유 인근에 위치한 '쁘레땅 웨스트필드 파를리2'다.

쁘레땅은 '갤러리 라파예트', '르 봉 마르셰'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분류된다. 1865년 설립돼 1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 백화점은 프랑스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으며 연간 방문객은 2000만명 이상에 이른다. 국내 K뷰티 기업들의 진출 시도가 잇따랐지만 헤어케어 제품이 유통망에 들어선 사례는 드물었다.


그래비티 샴푸는 쁘레땅 백화점 내 K뷰티 프리미엄 제품만을 선별해 구성한 편집 매장에 배치됐다. 색조·기초 위주였던 기존 진출 사례와 달리 기능성과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운 헤어케어 제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폴리페놀팩토리 관계자는 "프랑스 주요 백화점에서 K샴푸 자체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그래비티 샴푸가 단순한 뷰티 제품이 아니라 기능성·테크 기반 제품으로 인식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점을 K뷰티 수출 확대의 연장선으로 보기보다는 기능성·과학 기반 헤어케어 제품에 대한 유럽 유통망의 반응을 가늠하는 사례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로 K뷰티는 지난해 프랑스 수출액이 크게 늘었지만 수출 품목은 여전히 기초·색조에 집중돼 있다.


그래비티 샴푸의 프랑스 진출은 단기간 성과보다는 사전 검증 과정을 거친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포르 드 파리'(Foire de Paris) 박람회에서 참가 첫날 준비 물량 5000개가 완판되며 현지 유통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약 1년간 협의를 거쳐 백화점 입점이 확정됐다.

제품의 기술적 기반은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폴리페놀 기반 특허 기술 'LiftMax 308™'이다.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에서 착안한 이 기술은 모발을 감싸는 방식으로 볼륨과 탄력 개선을 유도하며 관련 메커니즘은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Interfaces'에 게재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상 시험에서 2주 사용 시 탈락 모발 수 감소와 모발 볼륨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EWG 그린 등급, 100% 비건 포뮬라,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등급도 확보했다.

이해신 KAIST 화학과 석좌교수 겸 폴리페놀팩토리 대표는 "일본과 미국, 파리 등 주요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반응은 '이 제품이 정말 샴푸냐'는 질문이었다"며 "소비자는 마케팅 콘셉트보다 실제 효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AIST 연구실에서 출발한 기술이 유럽 핵심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비티 샴푸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85만병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CES 이후 아마존에서 매진을 기록했고 일본에서는 라쿠텐 공식 론칭 이후 K-뷰티 카테고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열린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서는 한국 헤어 제품으로는 드문 사례로 차세대 헤어케어 혁신 사례로 소개됐다.

글로벌 기능성 탈모 케어 시장이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샴푸·컨디셔너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 제품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폴리페놀팩토리 측은 "이번 입점을 계기로 프랑스 시장에서 제품 반응과 유통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에서도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그래비티 샴푸의 국내외 판매 목표를 500만병으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