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고도수 소주 등 제품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사진은 5월 초 출시 예정인 '처음처럼 클래식'.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고도수 소주부터 소용량 제품까지 라인업을 넓히며 침체된 주류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한다. 회식 등 집단 중심의 음주 문화가 쇠퇴하면서 혼술 등 개인 취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소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다음달 초 선보이는 '처음처럼 클래식'은 고도수 제품인 처음처럼 진을 리뉴얼한 상품으로 출시 당시와 동일한 20도의 알코올 도수를 적용했다. 고도수 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출시 20주년이 된 '처음처럼'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360ml 병 제품을 추가해 식당이나 술집 등으로 접점을 넓혔다.

용량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제로 슈거 소주 '새로'의 200ml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1인 음용과 가벼운 소비를 겨냥해 일반 소주 1병(360ml)의 절반 수준으로 용량을 줄이고 페트병 용기를 적용해 휴대성을 높였다.


소주뿐 아니라 과실탄산주 카테고리도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최근 '순하리진'으로 브랜드를 통합하고 신제품 순하리 유자진과 순하리 상그리아진을 출시했다. 과일향과 제로 슈거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제품군을 확장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재편 방향과 맞닿아 있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지난달 19일 열린 제5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포트폴리오 재편을 사업 전략으로 꼽으며 "주류 부문에서는 저도·무알코올 트렌드에 대응하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이 주류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는 배경에는 주류 소비 감소로 인한 업황 침체가 자리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371㎘로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회식 문화가 줄어들고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웰니스 트렌드가 확산된 결과로 지난해에는 더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주점 소비 금액은 전년 대비 각각 20.9%, 15.5% 감소했다


음주 문화도 바뀌고 있다. 회식 등 모임에서 대량으로 소비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혼술·홈술 등 개인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취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특정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던 과거와 달리 파편화된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도수·용량·맛 등을 세밀하게 쪼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주류와 음료 부문이 동반 반등하며 실적이 저점을 통과한 가운데 신제품 효과가 더해져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롯데칠성의 1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946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69억원으로 47.2%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음료는 7개 분기 만에, 주류는 6개 분기 만에 매출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며 "큰 폭의 반등은 아니지만 저점 통과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를 소비하는 패턴이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면서 기존의 단일 제품 중심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며 "각자 취향에 맞춰 즐기는 문화에 맞춰 생겨나는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만큼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을 기반으로 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