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 사진=SK그룹
일반인들의 접근이 힘든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 공간인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의 치열한 현장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11일 방송된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772회 '처음 만난 세계 – 이천 SK 하이닉스 72시간' 편에서는 AI 반도체 열풍의 중심지인 이천 캠퍼스에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반도체 생산 현장이 소개됐다.

이천 캠퍼스는 축구장 8개 면적, 아파트 37층 높이에 달하는 대규모 생산시설(Fab)을 갖춘 하나의 '거대 도시'이다. 방송은 외부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린룸 내부를 집중 조명했다. 미세한 먼지 한 톨도 품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진복을 착용하고 1억배로 확대해야 보일 정도의 초정밀 공정에 임한다.


장비 하나가 멈추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현장 구성원들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라인을 사수했다. 손톱만 한 칩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최소 4개월의 공정과 수백 번의 점검이 반복되는 과정은 기술이 단순히 기계의 산물이 아닌 사람의 지독한 몰입과 정성으로 완성됨을 보여줬다.

이번 방송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현장의 '뚝심'에서 찾았다. 반도체 내부 구조를 쌓아 올리는 적층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견뎌온 인고의 시간을 조명했다.

현장의 한 구성원은 "남들이 안 하는 걸 먼저 했다. 실패할 때도 있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 우선 해보는 것"이 HBM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회고했다. 30년을 근무한 구성원은 한결 같이 새벽 구내 식당에서 첫 식사를 하며 제조 현장을 지켜왔다고 전했다.


19살에 상경해 무급 휴직의 위기 속에서도 20년 넘게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쌍둥이 자매의 사연 등은 지금의 성취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개개인의 헌신이 쌓인 결과임을 시사했다.

방송은 첨단 로봇이 머리 위를 오가는 차가운 기술의 세계 속에서도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삶을 적층해 가는 사람들의 표정에 주목했다. 생소한 용어와 사투를 벌이는 신입사원부터 8년 차가 되어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베테랑까지, 이들이 매일 흘리는 땀방울은 AI 시대의 핵심 기술이 결국 사람 간의 협업과 신뢰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